신지페이가 '전분 소시지'와 첨가물이 들어간 간장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신지페이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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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첨가물 등으로 만들어진 ‘가짜 음식’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던 중국 유명 인플루언서가 식품업계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계정을 삭제했다.
10일(현지 시각) 중국 소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에 사는 신지페이는 식품첨가물 등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을 높이는 식품업계의 관행을 고발하는 영상을 지난해부터 중국판 틱톡 더우인에 게시해왔다. 그의 계정은 순식간에 화제가 됐고 팔로워 수는 830만명에 달했다.
/신지페이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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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페이는 영상에서 식용향료와 색소 등을 이용해 가짜 과일 젤리를 만드는 방법을 보여주거나 우유 없는 밀크티와 향신료로 합성한 가짜 꿀 등을 소개했다. 또 밀가루, 전분, 기름, 향신료 가루, 염료 등을 이용해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소시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한 영상에서는 화학 물질을 사용해 잘게 다진 소고기로 스테이크를 만드는 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스테이크를 단돈 5위안(약 1000원)에 샀다고 한다”며 “여러분은 이것이 첨가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얇게 썬 닭고기와 소금, 색소, 소기름 등을 넣어 만든 육포를 보여준 뒤 “육포를 500g당 30위안(약 6000원)에 샀다고 기뻐한 여러분. 생고기의 시장 가격이 500g당 40위안(약 8000원)인데 어떻게 가공을 거친 육포가 생고기보다 싸질 수 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같은 그의 행보에 식품업계는 반발했다. 준정부기관인 중국경공업협회 산하 중국식품신문은 지난 8월 “신지페이가 가격이 싸면 뭐든지 악이라는 여론을 만들고 있다”며 “그가 불법적인 동영상을 퍼뜨린다”고 보도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신지페이가 사람들에게 겁을 줌으로써 관심을 끌고 있다”며 “그의 영상은 법을 준수하는 식품회사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더우인 측도 신지페이에게 “첨가제 종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말아 달라”며 콘텐츠 내용을 수정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반발에 대해 신지페이는 “싸게 파는 것은 업계의 잘못이 아니지만, 고객을 속이는 것은 당신들의 잘못”이라고 맞섰다.
그러나 그는 결국 여러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더우인 계정을 삭제했다. 그는 지난 8일 유튜브 계정에 올린 영상에서 “지쳐서 못 찍겠다. 모두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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