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사직구장서 은퇴식… 등번호 10번 영구결번
이대호(롯데)가 8일 사직 LG전 후 열린 은퇴식에서 눈물을 흘리자 아내 신혜정씨가 손수건으로 닦아주고 있다. 이대호는 “이제 타석에서 관중석으로 이동한다. 배트와 글러브 대신 맥주와 치킨을 들고 사직 구장에 오겠다”고 말했다. /송정헌 스포츠조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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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LG와 롯데의 프로야구 경기가 끝난 뒤 이대호의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이 열렸다. 롯데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사직구장을 직접 찾았다. 이대호는 신 회장 앞에서 은퇴사를 발표하며 “선수들을 지원하고 믿어주시는 롯데그룹과 구단에 감사한다. 앞으로 더 과감하게 지원해주시고, 성장하는 후배 선수들이 팀을 떠나지 않을 수 있도록 잘 보살펴 달라. 시간이 갈수록 더 강해지는 롯데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팀을 떠나면서 구단주에게 더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하는 ‘돌직구’를 날린 것이다.
이대호는 경기 전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도 거액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으며 타 팀으로 이적한 강민호(삼성)와 손아섭(NC)에 대해 “민호는 삼성에 있으면 안 되는 선수다. 민호와 아섭이는 롯데에 뼈를 묻어야 하는 선수인데 너무 마음이 아프다. 앞으로는 잘하는 롯데 선수가 다른 팀으로 가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이대호는 잠재력을 갖췄으나 어려움을 겪는 팀 후배들에게 충고하는 내용의 손 편지를 남겼다. 김진욱에게 “스피드보다 제구력”이라고 지적했고, 최준용에게는 “야구를 잘하면 더 빛난다”고 했다. 김민수를 향해선 “조금만 더 진지하게 야구에 집중하자. 충분히 형처럼 될 수 있어”라고 했다. 박세웅에겐 “네가 너 자신을 더 믿을 때 넌 20승 투수가 된다”고 했으며 자신이 후계자로 점찍은 한동희에겐 “롯데 팬들의 영웅이 되어줘”라고 썼다.
8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에서 이대호가 자신의 영구 결번된 10번 팻말 앞에서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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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는 자기 자신에게도 엄격했다. 그는 자신의 야구 인생에 대해 “50점이다. 개인 성적은 괜찮지만, 롯데를 우승 못 시키고 떠난다”고 했다. 그는 KBO 타격 7관왕과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 등 화려한 수상 이력을 남겼으나 한국시리즈 무대는 끝내 단 한 번도 밟지 못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대호에게 등번호 10번이 새겨진 영구결번 기념 반지 한 쌍을 선물했고, 이대호는 자신이 쓰던 1루수 미트로 답례했다. 이대호의 10번은 롯데 첫 영구결번인 고(故) 최동원의 11번 바로 옆에 자리한다.
이날 경기에선 롯데가 3대2로 LG를 이겼다.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대호는 4타수 1안타로 1타점을 올렸다. 투수로 프로 지명을 받았다가 야수로 전향했던 이대호는 팀이 3-2로 앞선 8회초 마운드에 투수로 오르기도 했다. LG는 이대호가 마운드에 섰을때 마무리 투수인 고우석을 타석에 내세워 ‘은퇴 경기 예우’를 했다.
이대호가 8일 LG전에서 8회 투구하고 있다. 경남고 출신인 그는 투수로 프로 지명을 받았다가 야수로 전향했다. 프로 무대에서 마운드에 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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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는 프로 마지막 시즌을 타율 0.331(리그 4위), 23홈런(공동 5위), 101타점(4위·이상 9일 현재)에 투수 기록인 1홀드를 보태며 야구 인생을 마감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통산 성적은 1971경기 타율 0.309, 374홈런이며 한·미·일 통산 2895안타로 KBO 출신 선수 최다 기록도 세웠다.
한편 롯데는 깜짝 선물로 이대호의 등장 곡 ‘오리 날다’를 부른 록밴드 체리필터의 공연을 준비했다. 노래가 끝나자 ‘이대호’와 10번이 마킹된 특별 유니폼을 입은 롯데 선수들이 이대호를 번쩍 들어 헹가래를 쳤다. 키 194㎝, 몸무게 130㎏의 거구가 그라운드 위로 힘차게 날아올랐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8일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가 끝난 후 열린 은퇴식·영구결번식에서 헹가래를 받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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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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