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 프레젠테이션 '스칼렛' 기자간담회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 줄리엣 주앙, 라파엘 티에리 참석
피에트로 마르셀로 감독(왼쪽부터), 줄리엣 주앙, 라파엘 티에리가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스칼렛'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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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거장들의 계보를 잇는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이 '마틴 에덴'에 이어 본인만의 서정적이고 낭만주의적인 필모그래피를 잇는 '스칼렛'으로 부산을 방문했다.
영화 '스칼렛'은 1차 세계대전 직후 노르망디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올해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 개막작이자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이다.
8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열린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스칼렛'의 기자회견에는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과 배우 줄리엣 주앙, 라파엘 티에리가 참석해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거장 감독의 신작 또는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화제작 가운데 감독이나 배우가 영화를 직접 소개하고 관객과의 만남을 갖는 섹션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감독 중 한 명이다. 잭 런던의 소설을 각색한 전작 '마틴 에덴'은 2019 베니스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2019 토론토국제영화제 플랫폼상을 받았으며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시네마에 초청된 바 있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스칼렛'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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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은 알렉산드르 그린의 러시아 콩트 '스칼렛 세일즈'(1923)를 각색한 작품으로, 감독은 원작을 읽는 순간 바로 빠져들었다.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은 "프랑스에 2년 정도 머물 기회가 있었는데, 아는 프로듀서가 알렉산드르 그린의 단편 '스칼렛 세일즈' 읽어보라고, 영화화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며 "러시아 출신 알렉산드르 그린은 평화주의를 추구하는 작가로, 작품 속 심플하지만 사랑, 아빠와 딸의 이야기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 촬영 경험이 많은 만큼 아카이브 영상을 잘 활용하는데, '스칼렛'에서도 1차 세계대전 당시 푸티지 영상이 등장한다.
또한 피에트로 마르첼로는 황금빛 석양과 두꺼비가 사는 연못으로 마법적인 세계를 구현하며 올해 가장 아름다운 프랑스 영화 중 한 편을 완성했다. 그는 "이상과 현실을 계속 오가는 걸 다루려는 영화가 많은 거 같다"며 "원작 자체도 몽환적인 배경에서 진행되다 보니 영화에도 몽환적이고 상상적인, 동화적인 분위기가 난다"고 설명했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스칼렛'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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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의 분위기는 차용했지만 이야기는 변화를 거쳤다. 원작에는 백마 탄 왕자님이 등장하지만, 감독은 "촬영을 하면서 주인공 줄리엣을 왕자의 도움을 받는 인물이 아닌 독립적인 인물로 바꾸며 그가 가진 페미니즘적인 부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감독은 "촬영장에서 다른 스태프나 배우들의 이야기 듣고 감안해서 원작과 이야기를 다르게 가져갔다"며 "줄리엣은 수동적으로 장이라는 남자를 기다리는 캐릭터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본인이 결정하고 궁극적으로는 본인 뜻에 따라 마을에 남아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감독의 말마따나 마을 사람들로부터 배척받는 라파엘(라파엘 티에리)과 그의 딸 줄리엣(줄리엣 주앙)은 외롭지만 자유롭고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고 있다. 어느 날 줄리엣은 하늘을 나는 주홍 돛이 달린 배에 납치될 거라는 마법사의 말을 듣고, 이 예언을 굳게 믿으면서 왕자를 기다린다. 불굴의 용기와 상상력의 힘을 소유한 자는 왕자(루이 가렐)가 아닌 공주이며, 비행기가 추락했을 때 왕자를 구하는 사람 역시 줄리엣이다.
줄리엣 역의 배우 줄리엣 주앙은 "원작에서는 시골에 사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처녀가 멋진 왕자를 만나 인생 역전한다는 스토리가 담겨 있었다"며 "촬영하며 우리가 생각하는 줄리엣은 그런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됐다. 줄리엣이 자란 배경, 살고 있는 환경, 어린 시절을 봤을 때 원작의 줄리엣 그대로 가져가지 않기로 했다. 원작과 영화 둘 사이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가수이자 피아니스트이며 작곡을 하는 등 다방면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인 줄리엣 주앙은 '스칼렛'이 첫 영화다. 그는 "모든 과정이 다 즐거웠고, 멋진 역할이라 거절할 수 없었다"며 "평상시 스트레스를 안 받는 성격이라 즐겁게 촬영했다. 또 감독님, 스태프, 라파엘 티에리를 비롯한 다른 배우와도 케미가 좋아서 부담감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분도 내가 연기가 처음이고, 영화가 처음이라는 걸 알아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며 "또 영화에서 음악도 중요한 부분인데, 그래서 작곡가와 많은 시간을 보냈다. 내 목소리를 듣고 그에 맞게 작곡해줬다. 작사나 작곡도 협업했다. 작곡가께서 영화 전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밝혔다.
피에트로 마르셀로 감독(왼쪽부터), 줄리엣 주앙, 라파엘 티에리가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스칼렛'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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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의 아빠 라파엘 역은 알랭 기로디 감독의 '스테잉 버티컬'로 스크린으로 영역을 확장한 배우 라파엘 티에리가 맡았다. 미카엘 허스 감독의 '쁘띠 아만다' '더 패신저스 오브 더 나이트', 클로스 드렉셀 감독의 '파리의 별빛 아래' 등에 출연하며 활약하고 있다.
라파엘 티에리는 "감독님과 난 비슷한 비전을 갖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 세대가 이런 전통적인 농촌 사회에 대한 경험도 있고,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를 같이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러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기에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이 어떻게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같이 공유했다"고 이야기했다.
또 "영화에 아카이브 영상이 나오는데, 영상을 보면 우리 역사이기도 하고 과거이기도 하다. 그러한 과거가 있기에 이를 바탕으로 오늘의 현재가 존재하는 것"이라며 "아무리 전통사회에서 현대사회로 많이 발전했다 해도 전통의 뿌리, 가족의 근원은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가진 세상에 대한 꿈을 딸에게 전하고 싶은 건 19세기도 마찬가지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보편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은 "영화라는 건 전 세계를 다 다닐 수 있어야 한다. 영화제 출품도 중요하지만, 더 많은 관객을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요즘 영화관이 많이 사라지고 있어서 아쉬운데, 더 많은 영화관에서 개봉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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