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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전 왜곡"...드라마 '작은 아씨들' 베트남 넷플릭스서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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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작은 아씨들` 포스터. 사진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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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이 베트남 넷플스에서 상영 중단됐다. 베트남 전쟁을 왜곡했다는 이유로 베트남 당국이 방영 중단을 요청한데 따른 것이다.

베트남 현지 매체 Toquoc와 VN익스프레스 등은 7일 "한국 드라마 '작은 아씨들'이 6일 낮 12시부터 베트남 넷플릭스에서 삭제됐다"고 전했다.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전날까지 1위를 달리던 ‘작은 아씨들’은 이후 갑자기 순위에서 사라졌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 베트남 정보통신부 산하 라디오·방송·전자정보국은 tvN 토일 드라마 '작은 아씨들'(극본 정서경, 연출 김희원)을 베트남 넷플릭스에서 삭제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 보냈다.

'작은 아씨들’은 가난하지만 우애 있게 자란 세 자매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부유하고 유력한 가문에 각자의 방식으로 맞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극의 주요 얼개로 베트남전과 사조직 정란회, 푸른 난초가 등장한다.

베트남 당국은 '작은 아씨들' 3화와 8화에서 베트남 전쟁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역사를 왜곡하고 국가를 모욕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현지 언론법과 영화법 등을 위반했다며 삭제 요청 이유를 밝혔다. 문제로 지적한 장면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3화에서 인경(남지현 분)과 종훈(강훈 분)이 살인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의문의 푸른 난초를 찾던 중 이 난초에 대해 "'베트남의 유령'이라고 불린다. 베트남 전쟁 중 미군에 의해 미국에 들어왔다"고 말한 장면이다.

또 8화에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군인이자 사조직 정란회를 세운 원기선 장군이 전쟁 중 무공을 세운 것으로 묘사된 대목과 또 다른 참전군인이 "제일 잘 싸운 전투에서 한국 군인은 1인당 베트콩 20명을 죽였다", "한국 군인은 베트남전 영웅이다" 등의 대사를 하는 장면도 문제 삼았다.

이 장면이 공개되자 베트남 일부 매체는 "'작은 아씨들'이 베트남전에 출전했던 한국군의 범죄를 찬양한다"고 지적했다. 현지 누리꾼들도 "이 작품을 보이콧 하지 않으면 또 이런 일이 생길 것", "사과하라", "이해할 수 없다", "민간인 학살" 등 강하게 비판했다.

베트남 넷플릭스는 전에도 베트남 정부의 요청에 따라 작품을 삭제한 바 있다. 삭제된 작품들은 대부분 중국과 베트남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를 중국의 영토로 표현한 작품들이다. 한국 작품이 역사 왜곡 등을 이유로 삭제된 것은 '작은 아씨들'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넷플릭스 삭제와 관련해, '작은 아씨들'의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날 "'작은 아씨들'에서 다뤄진 일부 설정 관련 우려에 대해 말씀드린다"며 "향후 콘텐츠 제작에서 사회적-문화적 감수성을 고려해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사과했다.

최근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각광 받는 가운데 현지 정서를 거스른 스토리 전개 등으로 논란이 이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의 항의를 받았다.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수리남에서 마약밀매조직을 만든 한국인 마약왕 조봉행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지난달 9일 작품이 공개된 뒤 수리남 정부는 국가 이미지를 훼손했다며 강하게 유감을 표했다. 수리남 알버트 람딘 외교 장관은 "그동안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수리남’으로 인해 다시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며 "제작사에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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