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서 30년 만에 환자 보고…"시리아서 유입된 듯"
시리아선 환자 600명에 39명 사망…"유프라테스강 오염 가능성"
콜레라 의심환자 진료하는 시리아 의사. |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지중해 동쪽에 위치한 일부 중동 국가에서 콜레라가 확산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레바논 보건부는 6일(현지시간) 자국에서 약 30년 만에 처음으로 콜레라 환자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시리아와 접경한 북부 아카르의 농촌 지역에서 콜레라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이 환자는 현재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상태는 안정적이라고 레바논 국영 뉴스통신사 NNA는 전했다.
레바논에서 콜레라 환자가 보고된 것은 지난 1993년 이후 근 30년 만이다.
피라스 아비아드 레바논 보건부 장관은 "콜레라 지역사회 확산이 확인된 인근 시리아에서 국경을 넘어 전파됐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말했다.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는 최근 콜레라가 전 지역으로 확산하면서 수십 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시리아 보건부는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전체 14개 주 가운데 11개 주에 콜레라가 퍼지면서 594명의 환자가 보고됐으며, 사망자도 39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대부분 북부 알레포 지역에서 보고됐다.
시리아에서 가장 최근 콜레라가 확산한 것은 내전으로 수처리 시설과 양수장 등이 절반 이상 망가졌던 지난 2009년이다.
이번 시리아의 콜레라는 유프라테스강 오염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극심한 가뭄, 무더위, 강 상류에 있는 튀르키예의 댐 건설 등의 영향으로 강의 유량이 줄어든 것이 오염을 부추겼다는 해석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시리아에는 지난 6주간 1만 건이 넘는 의심 환자가 나왔다"며 "놀랄만한 속도로 상황이 전개되면서 새로운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WHO의 동지중해 지역국장인 리처드 브레넌은 "국경을 넘는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중요한 예방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2급 감염병으로 지정된 콜레라는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주로 상하수도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역에서 빠르게 전파된다.
증세는 대부분 가볍지만,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 탈수 등 증세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매년 130만∼400만 명이 감염되며 2만1천∼14만3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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