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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기록적 홈런볼의 가치는[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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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양키스타디움 죄측 스탠드에서 홈런 볼을 잡으려는 뉴욕 양키스 팬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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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2003년 9월 말부터 10월 초.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있는 KBO리그 구장 외야에는 대형 잠자리채를 든 팬들로 가득했다. 이승엽의 아시아 홈런 최고 기록 56개를 잡으려는 풍경이었다.

메이저리그에는 애런 저지, 엘버트 푸홀스의 홈런볼을 잡으려고 잠자리채를 들고 다니는 풍경은 볼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구장에 글러브, 여성들의 소형 물품 외에는 반입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큰 차이는 평소보다 외야 스탠드 입장료가 급등한다는 점. 1961년 로저 매리스의 61호 홈런을 터뜨릴 당시에도 양키스타디움 외야 스탠드에 잠라리채는 없었다.

미국은 스포츠 수집 기념품(memorabilia) 시장이 어머어마하다. 수 조원에 이른다. 1952년 뉴욕 양키스 슬러거 미키 맨틀의 야구카드는 지난 8월22일 경매시장에서 1260만 달러(179억 원)에 팔렸다. 역대 최고가다. 야구카드를 제작하는 TOPPS의 NO. #311 카드다. 스포츠 기념품 시장이 화성화돼 있고, 규모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승엽의 56호 홈런볼은 형식적이었고 실제 경매가 없었다.

최근 저지의 아메리칸리그 시즌 최다 홈런 타이(61개)를 작성하면서 팬들의 홈런볼잡기가 열기를 띄고 있다. 홈런볼은 로또 당첨이다. 저지가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61호 홈런을 터뜨렸을 때 블루제이스 팬이 이를 잡으려다가 글러브에 맞고 놓쳤다. TV 화면에 비친 토론토 팬의 절망적 모습은 미 전역으로 방영됐다. 이 볼의 가치는 36만 달러(5억 원)로 평가됐다. 글러브를 조그만 길게 뻗었어도 횡재할 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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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리그 홈런 최다 타이기록 61개에 머물고 있는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4일 텍사스전에서 1회 타격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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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 놓친 61호 홈런볼은 토론토 불펜으로 떨어져 맷 부시맨 불펜코치(38)가 잡았다. 부시맨 코치는 저지에게 돌여줬다. 소식을 접한 부인 NFL 네트워크 사라 윌슨은 “이혼하자”는 조크로 가치있는 홈런볼을 대가없이 돌려준데 서운함을 드러냈다. 부시맨은 라디오방송에서 “62호 기록 홈런볼이었으면 망설였을 것이다. 그러나 타이 홈런볼이라 저지에게 돌아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쿨하게 답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푸홀스는 4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통산 703호 홈런을 때렸다. 베이브 루스와 타점부문 2216개로 역대 2위를 기록한 볼이다. 홈런 볼은 55세의 환경보호사업에 근무하는 마이크 허치슨 매니저가 잡았다. 이 볼의 가치는 잔여 2경기에 따라 달라진다. 푸홀스의 최고 기록이 가장 가치가 높다. 허치슨은 현재 자신이 볼을 갖고 있다.

1961년 뉴욕 양키스 61호 홈런 볼에도 숨은 얘기가 있다. 매리스는 10월1일 정규시즌 최종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구 양키스타디움에서 우측 홈런을 날렸다. 양팀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당시 MLB 최고 기록인 61호 홈런볼은 19세의 살 듀란테라는 팬이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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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베이스 루스의 시즌 최다 60개를 경신해 61개를 작성한 뉴욕 양키스 로저 매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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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란테는 홈런볼을 잡아 매리스 라커룸을 방문해 기념사진도 찍고 사인도 받고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듀란테가 홈런볼을 매리스에게 건넸더니 “네가 보관하라”고 했다. 쿨했던 매리스의 진면목을 알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러나 듀란테는 이 볼을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샘 고든에게 당시로는 큰 돈인 5000달러에 팔았다. 고든은 몇년이 흐른 뒤 이 볼을 홈런 당사자인 매리스에게 대가없이 건넸고, 61호 홈런볼은 현재 명예의 전당에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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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9월10일 로저 매리스의 홈런 61개를 뛰어 넘은 뒤 기자회견을 하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크 맥과이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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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홈런볼 가운데 가장 비싸게 경매된 볼은 1998년 마크 맥과이어의 70호 홈런이다. 매리스의 기록을 뛰어넘어 MLB 최고 기록이었기 때문. 만화가 토드 맥팔레인이 300만 달러(42억 원)에 매입했다. 하지만 현재 이 볼의 가치는 없다. 맥과이어의 홈런은 약물로 판명됐기 때문. 배리 본즈의 역대 최다 762호 홈런볼도 당시는 고가로 평가받았지만 약물복용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소장가치가 없어졌다.

2003년 본즈의 한 시즌 최다 73호 홈런볼은 현 오라클파크 좌측 스탠드에 떨어졌다. 팬들이 뒤엉켜 홈런볼을 잡았는데 누가 먼저 잡았는지로 법정다툼까지 이어졌다. 이 볼 역시 현재는 소장가치 의미가 없다.

한편 5일 텍사스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필드에서 터진 저지의 AL 기록 62호 홈런은 좌측스탠드 섹션 31, 1층 3번 시트에 앉은 댈러스 거주 코리 유맨스 팬이 잡았다. 볼을 어떻게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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