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구치 유키오 히토쓰바시대학 명예교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
일본의 경제 석학인 노구치 유키오 히토쓰바시대학 명예교수가 엔화 가치(엔-달러 환율) 하락을 ‘마약’에 비유하며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노구치 교수는 2일치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수술을 통해 산업구조를 바꾸는 것이 (일본 경제에) 정말 필요했다”며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기업이 무너지는 등의 문제를 피하기 위해 엔화 약세라는 마약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노구치 교수는 “엔저가 일본에 좋은 일이라고 20~30년에 걸쳐 믿어온 결과 일본의 성장동력은 약해지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노구치 교수는 엔저가 가계와 기업에 부작용에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수입물가가 급등하는 요인의 절반가량이 엔화 약세의 영향이다. 가계는 물가가 급등하지만, 임금은 오르지 않아 생활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에 대해서도 “엔저로 수출에서 이익을 본 기업들도 원가 상승을 판매가격에 제대로 전가하지 못하고 있다. 엔저가 기업에도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최근 엔저를 막기 위해 달러를 팔아 엔화를 사들이는 등 외환 개입을 한 것과 관련해 노구치 교수는 “효과가 지속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환율 개입을 한 것은 엔저를 막기 위한 것이지만 일본은행은 반대 정책을 펴고 있어 효과를 지우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노구치 교수는 “일본은행이 금융완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엔저가 지속되는 것은 미국이 급격히 금리를 올리는 반면 일본은행이 금융완화로 금리를 낮게 동결하면서 일·미의 금리 차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엔저를 막기 위해서는 일본 금리를 올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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