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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스토킹 ‘3년 이하 징역’인데 전주환은 9년… 몰카 협박이 결정적 [에그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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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보다 ‘성폭력’ 근거로 중형 선고<BR>法 “보복살인 등의 결과, 높은 형 불가피”<BR>법조계 “재판도중에라도 구속했어야” #에그스토리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피의자인 전주환(31)이 29일 보복살인 사건과 별개로 징역 9년형을 선고받았다. 앞서 재판을 받고 있던 숨진 동료 A씨를 상대로한 성폭력과 스토킹 범죄에 대한 처벌이다. 법원은 검찰이 구형한 징역 9년을 꽉 채워 선고했다. 법정 최고 형량이 징역 5년밖에 되지 않는 스토킹 범죄자가 아니라, 성폭력 범죄가 인정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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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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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안동범)는 이날 성폭력범죄 특례법과 스토킹 처벌법 등으로 기소된 전주환에 대해 징역 9년을 선고했다. 또한 80시간 스토킹치료, 40시간 성범죄 치료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재판 과정에서 여러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고도 피해자를 살해하는 참혹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스토킹의 경위나 방법과 수단, 추가 범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한 점, 추가적인 범행을 방지할 필요성 등을 고려해 일반적인 형보다 높은 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전주환의 범죄 혐의를 요약하면 이렇다. 첫째, 지난 2019년 11월부터 작년 10월까지 2년 가까이 350여 차례에 걸쳐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피해자 A씨에게 보내며 스토킹을 한 혐의다. 스토킹처벌법 상 전화 등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준 행위에 해당한다. 스토킹범죄는 보통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데, 흉기 또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해 스토킹했을 때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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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2019년 11월 여자화장실에서 동료 직원 A씨의 신체 일부를 몰래 찍어 이를 본인에게 보내 협박한 혐의다. 이는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과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강요죄에 해당한다. ‘1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하는 죄다. 유기징역은 형법 제42조에 따라 단일범죄의 경우 최대 30년 이하로 돼 있기 때문에 최대 징역 30년까지 선고할 수 있다. 이날 재판부가 중형을 선고한 이유는 전씨의 보복살인 등 추가 범행이었지만, 법적 근거는 성폭력 범죄였던 것이다.

셋째 피해자 A씨가 지난해 10월 112에 성폭력 신고를 한 이후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도 카카오톡 메시지 등으로 20여 차례에 걸쳐 합의를 종용한 혐의다. A씨는 지난 1월 성폭력범죄 특례법 위반 혐의로 전주환을 추가 고소했다.

논란이 된 전주환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은 첫 고소가 접수된 이튿날 경찰이 그를 긴급체포한 뒤 신청한 영장이었다. 당시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우려와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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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지하철 신당역 10번 출구에서 '청년하다'를 비롯한 대학생, 청년 단체들이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장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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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전씨는 올해 2월과 7월 성폭력범죄 특례법,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겨졌고, 두 사건은 병합된 뒤 지난달 18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9년이 구형됐다. 이에 앙심을 품고 1심 선고를 하루 앞둔 지난 14일 신당역 여자화장실에 숨어있다가 순찰 근무 중이던 피해자 A씨를 흉기로 살해했다.

법조계에서는 재판 도중에라도 전주환을 구속해 살인을 막을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사진 촬영 후 협박도 중한 범죄이지만, 고소 후 합의를 시도한 스토킹도 상당히 위험해 보이는 행위이므로 재판 도중에라도 구속했으면 이번 불상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속영장 기각도 논란이 됐지만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한 지난해 10월부터 1년 가까이 살인을 막을 기회는 여러번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전주환을 구속한 경찰은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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