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노동자들이 쌀포대가 실린 수레를 밀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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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을 통치 중인 탈레반이 러시아와 휘발유, 디젤, 천연가스, 밀 등의 거래에 잠정 서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누루딘 아지지 아프가니스탄 상업산업부 장관대행은 “(아프간 당국은) 교역 상대방을 다양화하려 했으며 러시아가 국제 평균가격보다 할인을 해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아지지 장관대행은 이어 러시아가 대략 휘발유 100만t, 디젤 100만t, 액화천연가스(LPG) 50만t, 밀 200만t을 연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러한 거래가 특정되지 않은 기간 동안 시험적으로 실행될 것이며 이후 양측이 만족할 경우 장기 계약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아지지 장관대행이 가격이나 지불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가 국제가격보다 저렴하게, 육로와 철로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으로 물자를 운송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번 거래는 아프가니스탄 실무진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수 주에 걸쳐 논의를 진행한 끝에 확정됐다. 아지지 장관대행 또한 지난달 모스크바를 방문한 바 있다.
지난 5월 4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있는 공동묘지에서 소년들이 크리켓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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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이 아프간에서 재집권한 이후 이들의 주요 국제 거래가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울러 그동안 국제 경제에서 배제돼왔던 탈레반이 러시아와의 거래를 통해 고립을 완화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측은 로이터의 확인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은 지난해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한 이후 다시 권력을 잡았다. 이후 서방은 탈레반을 공식 정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탈레반 재집권 이후 국제기구는 철수하고 해외 원조는 끊겼으며 아프간 경제도 파탄이 난 상태다. 러시아는 탈레반을 정부로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아프간 수도 카불에 아직 대사관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서방이 러시아산 석유와 석유 제품 수입을 제한한 이후 판로를 모색해왔다. 러시아는 그동안 중국과 인도로의 원유 수출량을 늘려 재정을 유지해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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