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익” 원론…중도층 ‘부정 여론’ 고려한 듯
친윤계, 민주당·MBC 향한 역공
비윤계, “비속어 잘못 인정하지만...”
유승민, ‘대표 비윤계’ 존재감
왼쪽부터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김기현 의원, 나경원 의원, 윤상현 의원, 조경태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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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승환·신혜원 기자]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 대해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이 사용한 비속어 자체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만 발언의 정확성, 언론의 당파성, 국익 등을 언급하며 윤심(尹心)과 당심(黨心) 그리고 민심(民心)사이에서 무게추를 조절하는 분위기다. 반면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대표적인 비윤(非尹)계 당권주자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비속어 논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며 국익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도보수를 지향하는 안 의원이 비속어 논란에 대한 중도층의 부정적인 정서를 고려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안 의원은 최근 부산에서 가진 언론인 간담회에서 '비속어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외교는 초당적으로 국익만을 생각해야 된다”며 “지금 어떤 일이 발생했으면 이게 국익에 최대한 도움이 되는 방향이 어떤 방향이겠는가 판단하고 움직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야당과 언론에 화살을 돌리며 윤 대통령을 옹호하고 나섰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MBC 박성제 사장과 경영진은 즉각 사퇴하고 국민께 석고대죄하라”고 말했다. 전날 김 의원은 “전문가가 들어도 명확하지 않다는 발언을 어떻게 MBC는 그렇게도 정확하게 반(反)정부적인 발음으로 창조해 내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신(新)윤핵관'으로 불리는 윤상현 의원은 지난 23일 기자단에 보내는 메일을 통해 “MBC 등 언론과 일부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대화 녹취 내용 중 ‘날리면’을 ‘바이든’으로 날조 보도 및 비판했다”고 강조했다.
비윤계로 분류되는 당권주자들은 비속어 자체에 대한 잘못은 인정하지만, 이번 발언의 진상을 확인해야 한다며 대통령실의 해명에 힘을 실었다. 앞서 대통령실은 논란이 된 윤 대통령의 발언 내용과 관련해 ‘미국 의회’가 아닌 ‘우리나라 국회’ 그리고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라고 해명했다.
비윤계로 분류되는 중진 조경태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부적절한 표현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도 “들어보니까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 잘 모르겠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공중파 언론에서는 상당히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공개된 장소에서 사담이지만 비속어를 사용한 대통령의 부주의는 안타깝다”며 “대통령께서 국회라고 언급한 것은 대한민국 국회임이 분명한데, 불분명한 뒷부분을 바이든이라고 해석하며 미 의회와 미국 대통령을 비하한 것이라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속어 논란에 분명한 각을 세운 당권주자는 유승민 전 의원이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막말보다 더 나쁜 게 거짓말"이라며 "신뢰를 잃어버리면 뭘 해도 통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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