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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황디 한국화웨이 부사장 "한국 기업 디지털 전환 고충 해결할 것…미국 제재 걱정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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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테크M

지난 2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화웨이 커넥트 2022' 행사에 참석한 황 디(Huangdi) 한국화웨이 EBG 부문 총괄 부사장이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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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2~3년 안에 한국화웨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EBG) 부문에서 올리는 것이 목표다."

지난 2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화웨이 커넥트'에서 기자들과 만난 황 디(Huangdi) 한국화웨이 EBG 부문 총괄 부사장은 "한국처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이 발전한 시장에 참여해 화웨이의 혁신적인 제품과 솔루션으로 한국 고객들을 만족시키고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글로벌 화웨이 전체 사업 중 EBG 사업은 지속적으로 큰 성장을 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아직 한국 내에서 매출 비중은 높지 않지만 핵심 사업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어 디 부사장은 국내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겪는 '페인포인트(Pain Point·불편사항)'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웨이는 ICT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으로서 더 많은 산업들을 이해하기 위해 고객들의 요구와 고충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산업과 고객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역량이 높은 파트너사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이들과 협력해 한국 고객들의 고충과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고객을 위한 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BG 사업에서 '활로' 찾는 화웨이

EBG 사업은 최근 내리막인 한국화웨이의 실적을 다시 끌어올릴 '중책'을 맡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817억원으로, 전년 4069억원에서 30% 넘게 급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 미국의 무역제재가 이어지며 글로벌은 물론, 한국 사업 역시 타격을 입은 탓이다.

이런 사정으로 글로벌 본사 역시 EBG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국 제재로 인해 스마트폰 등 컨슈머 사업 부문 매출은 지난해 반토막이 났고, 통신장비 등을 포함한 캐리어 부문 매출 역시 역성장했다. 이런 가운데에 화웨이가 반등 카드로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 솔루션을 제공하는 엔터프라이즈 사업 부문이다.

이번 화웨이 커넥트 행사에서 라이언 딩(Ryan Ding) 화웨이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그룹 사장은 "올해 상반기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수익은 81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6% 증가했다"고 밝히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화웨이는 이번 커넥트 행사를 통해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 자사의 강점 분야를 살린 디지털 인프라를 기반으로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클라우드 방식으로 산업별 시나리오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디지털 혁신 전략을 공개했다. 화웨이는 이런 그림을 완성시키기 위해 10만명의 엔지니어를 두고 지난해에만 224억달러, 지난 10년 간 총 1325억달러를 연구개발(R&D)에 쏟아부으며 기술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ICT 강국' 한국의 디지털 전환 시장에 주목

한국화웨이 역시 본사와 발을 맞춰 EBG 사업을 주력 사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최근 국내 기업 및 기관들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를 위한 데이터센터 건립 등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디 부사장은 "한국의 ICT 산업은 전세계를 선도하고 있으며, 글로벌에서도 저명한 기업들이 많은 나라"라며 "특히 한국은 글로벌 국가들 가운데 가장 성숙된 5G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을 위한 많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화웨이는 한국 시장에 참여한지 꽤 오래됐고 스토리지나 와이파이6 솔루션 등은 한국 시장 내에서 많은 고객들로 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데이터 스토리지, IP 네트워크, 광전송 등 다양한 혁신 솔루션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들의 디지털 전환을 실현하는 데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화웨이는 아직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행사에서 공개된 디지털 전환 전략이 100% 구현되는 데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그 때까지 화웨이는 제조, 금융, 공공 등의 분야와 스킨십을 넓히며 협업할 수 있는 대상을 찾고, 그들의 수요를 파악하는 데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보안 문제 없다"…공급망 이슈도 R&D로 정면돌파

화웨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선 아직도 손을 잡기 꺼리는 분위기가 존재한다. 미국의 제재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확신하기 어렵고, 특히 보안에 대한 불안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의 분야에서 미국 제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안정적으로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받을 수 있을 지도 기업들 입장에선 불안요소다.

이 문제에 대해 디 부사장은 "사이버 보안은 기술적 관점에서 다뤄야지, 정치적으로 다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제3자 및 독립 기관을 통한 사이버 보안 검증이 필요하고, 검증에는 통일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화웨이는 사이버보안에 관한 신뢰 구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연간 R&D 예산의 5%를 사이버보안 및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고, 투명한 기술 검증과 제품 평가를 위해 중국뿐 아니라 영국, 독일, 벨기에 등에 사이버보안 센터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공급망 문제에 대해선 "미국의 제재로 인해 일부 부품 공급에 있어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R&D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며 "화웨이는 BCM(Business Continuous Management) 시스템을 통해 상품의 개발, 공급, 출시까지 일련의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부품 수급에서 부터 고객 납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철저하고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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