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을 하던 30대 남성이 근처에 있던 학생들에게 붙잡혀 도망갈 수 없게 되자 자신의 휴대전화를 벽에 내리쳐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있다. A군은 이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남겼다./TV조선 |
등교 중인 여학생을 불법 촬영하던 30대 남성을 근처에 있던 고등학생들이 제압해 화제다. 이들 중 한 학생은 “놓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밝혔다.
고등학생 A군은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등굣길에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여학생이) 남자 분을 잡고 있는 걸 봤다. 남자 분이 손을 뿌리치려고 해서 제가 잡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A군은 지난 21일 등굣길에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한 여학생을 불법촬영하다 걸린 남성 B(36)씨를 붙잡았다. 당시 B씨가 불법촬영을 하는 모습은 뒤에 있던 다른 여학생에게 먼저 발견됐다. 뒤에 있던 이 여학생은 “뭐하는 거냐”며 B씨를 붙잡았고, 이 모습을 본 A군이 B씨 제압을 도운 것이다.
A군은 “(B씨는) 아무 말 안하고 계속 한숨만 쉬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리고 경찰관을 기다리는 중에 남자 분이 증거인멸을 하길래 한 손으로 남자 분을 잡고 한 손으로 증거 인멸 하는 장면을 찍었다”고 했다. A군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B씨가 휴대전화를 벽에 내려치는 모습이 담겼다.
A군은 “흉기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을 안 했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아예 안 하지는 않았는데 그냥 그 상황에서 가장 우선시 한 게 ‘무조건 잡아야겠다’라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도 똑같이 행동할 것 같다”고 했다.
현장에 있던 학생들은 B씨를 경찰에 넘기고 뒤늦게 학교에 등교했다고 한다. A군은 “학교에 말씀드려서 (지각 대신) 정상 (등교) 처리 해줬다”며 “보시는 선생님들 마다 ‘잘했다’고 칭찬해 주셨다”고 했다.
끝으로 위기에 처한 시민을 보고도 모른 척하고 지나가는 어른들을 향해 “피해자는 누군가의 소중한 자녀이고 가족”이라며 “여러분의 가족을 생각하고 지나치지 말고 꼭 도와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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