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현지시간) 미얀마 군부의 공격을 받은 레트예테코네 마을의 학교 바닥에 핏자국이 묻어 있다 | 미얀마나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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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정권이 헬기 사격으로 학교와 마을을 공격해 적어도 11명의 아이들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이라와디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미얀마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만달레이에서 북서쪽으로 110km 떨어진 타바인의 레트예테코네 마을에서 지난 16일 발생했다.
공격을 받은 학교에서 근무하던 마르마르(가명)는 AP통신에 이날 마을 북쪽을 맴돌던 Mi-35 헬기 4대 중 2대가 마을의 불교사찰 경내에 있는 학교에 기관총 등 중화기를 발사했으며, 이로 인해 학생들을 대피시켜야 했다고 말했다. 학생과 교사들이 대피하는 과정에서 1명의 교사와 7세 학생이 목과 머리에 총을 맞았다. 마르마르는 “군부 헬기는 약 한 시간 가량 공중에서 총격을 가했다”며 “우리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만트라(기도할 때 외우는 주문)를 노래하는 것뿐이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공습이 멈춘 뒤 약 80명의 병사들이 사찰 경내로 들어가 건물을 향해 총을 발사했으며, 군인들은 영내의 모든 사람들에게 건물 밖으로 나오라고 명령했다. 학교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허벅지와 얼굴 등에 상처를 입은 약 30명의 학생들을 보았다고 말했다. 몇몇 학생들은 팔다리를 잃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와디는 군부의 헬리콥터 공습 등으로 어린이 11명이 사망하고 학생을 포함해 17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아이들의 시신은 군인들이 인근 마을에서 화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르마르는 이날 공습으로 마을의 다른 곳에서도 최소 6명의 성인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군부는 부상당한 어린이 9명과 교사 3명을 포함해 20명이 넘는 이들을 데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붙잡힌 사람들 중 두 명은 군부에 반대하는 시민방위군(PDF) 소속이란 혐의를 받고 있다.
공격 피해를 증언한 마르마르는 자신 역시 지난해 군부에 반대하는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한 뒤 정부의 단속을 피해 도피했으며, 세 자녀와 함께 마을에 숨어 지내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AP통신에 “학생들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기에 그들이 기관총에 잔인하게 맞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격 다음날 미얀마 국영매체는 군부가 시민방위군 대원들이 마을에 숨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마을을 확인하러 갔다고 보도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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