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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 들고 탄 승객, 버스 기사 제지에 “명문대 다녀…소송 걸까요?”

조선일보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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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 들고 탄 승객, 버스 기사 제지에 “명문대 다녀…소송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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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의 한 버스에서 음료를 들고 탄 승객이 탑승을 제지당하자 버스기사에게 막말을 했다. /YTN

지난 12일 서울의 한 버스에서 음료를 들고 탄 승객이 탑승을 제지당하자 버스기사에게 막말을 했다. /YTN


서울의 한 버스에 ‘테이크아웃 컵’을 들고 탄 남성이 탑승을 제지당하자 기사에게 막말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14일 YTN에 따르면 지난 12일 밤 10시 30분쯤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남성 A씨는 음료가 든 일회용 컵을 들고 버스에 탑승하려고 했다. 버스 기사가 제지하려고 하자 A씨는 막무가내로 버스에 올라탄 뒤 큰소리로 항의했다.

제보 영상을 보면 A씨는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나요? 컵을 갖고 타는 게?”라며 “제가 명문대학교 대학원생이다. 저도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소송 걸까요. 그럼요? 경찰서 가실래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인격 모독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버스기사가 “따질 걸 따져. 대중들한테 물어봐요”라고 말하자 A씨는 “무식하면 무식한 대로. 아저씨, 이거 (들고) 타지 말라는 법적인 근거를 얘기해 달라”고 했다. 또 고객센터로 추정되는 곳에 전화를 걸어서는 “교육 제대로 시키라”며 “잘 모르면서 그렇게 무작정 하지 마시고요. 똘똘한 사람들은 그렇게 안 하거든요”라고 들으라는 듯 크게 말했다. 그는 “법에 대해서 충분히 얘기했는데도 납득하지 못하고 앞에서 XX를 하시면 지금 제가 열을 받겠죠”라며 욕설을 하기도 했다.

참다못한 다른 남성 승객은 “아저씨, 버스 내 음식 반입 금지 조례 검색하면 다 나와요. 검색하고 따지세요”라며 버스 기사의 편을 들었다. 그런데도 A씨는 “조례가 법이에요?”라며 “법이 아니에요. 그냥 가이드예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례는 지방자치단체가 법령의 범위 안에서 제정하는 자치입법의 하나다. 한국법제연구원은 대한민국의 법령 종류에 자치법규로서 조례를 포함한다.

2019년 9월 서울특별시 시내버스 재정지원 및 안전 운행기준에 관한 조례 제11조 6항에 따르면 시내버스 운전자는 여객의 안전을 위해하거나 여객에게 피해를 줄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 음식물이 들어있는 일회용 컵 등의 운송을 거부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조례에 따라 운송을 거부할 수 있고, 부득이 탑승했을 경우에도 하차를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제보자는 “버스 기사님을 향한 갑질에 분노했다”며 “기사의 불친절은 신고할 창구가 있지만 반대로 기사를 향한 갑질과 막말은 마땅히 신고할 창구가 없어 답답했다”고 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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