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예타제도 개편안 발표]
국무회의 의결 국가정책사업도
재원조달·운영계획 등 제시해야
전문가들은 건전재정 기조에 따른 엄격한 예타 운영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다만 저출생·고령화, 탄소중립 등 재정지출 요인이 많은 상황에서 사회간접자본(SOC) 등 예타대상 기준의 상향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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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 면제 최소화하고 관리 강화…신속성도 높인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예타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엄격한 예타제도 운영을 통해 ‘재정 문지기’라는 예타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경제·사회환경 변화에 맞춰 신속하고 유연하게 제도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예타 면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불명확한 면제요건을 보다 구체화하기로 했다. 지역균형발전 등을 위해 국가정책적 추진이 필요한 사업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치더라도, 재원조달 및 운영계획, 정책효과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사업에 한해 예타를 면제해준다.
복지사업에 대한 평가와 검증기준도 강화한다. 예타가 신청된 복지사업을 대상으로 시범사업 필요성을 검토하고, 시범사업이 필요한 사업에 대해 의무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예타 면제가 된 사업의 경우에도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확대 실시해 면제 이후 사업관리도 강화한다.
예타의 신속성을 제고하기 위해 시급성이 인정되는 사업에 대한 ‘신속예타절차’도 도입한다. 평균 1년 이상이 소요됐던 예타 수행기간이 4개월 가량 단축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신속 예타절차 적용 대상사업이 아닌 일반사업에 대해서도 조사기간을 준수해 총 조사기간이 최대 1년 6개월(철도 2년)을 초과하지 않도록 제한할 계획이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재정준칙 도입방안 및 예타제도 개편방안 브리핑’에서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기재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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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낭비 막는 면제요건 강화 긍정적”…SOC사업 완화 우려도
정부가 엄격한 예타제도 개편안을 마련한 건 예타 완화로 인한 예산 낭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임기 중인 2017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149개 사업이 예타를 면제받았다. 이는 이명박 정부(90개)와 박근혜 정부(94개)와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예타 면제 사업 규모도 문재인 정부에서 120조1000억원에 달해 이명박 정부(61조1000억원), 박근혜 정부(25조원)과 비해 급증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예타는 재정사업을 정치적 동기로 남발하는 걸 막기 위한 최소한의 견제장치로,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면 기본적으로 면제돼서는 안 된다”면서 “이번 정부에서 예타 면제 요건을 강화하는 건 좋은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도 “지난 정부에서 표를 의식해 국가가 과도한 예타 면제로 위임 범위를 넘어 재정 운용을 했다”면서 “현재 상황에서는 예타 면제보다는 경제성과 환경 등을 따져서 타당성에 맞는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SOC와 연구개발(R&D) 사업 예타대상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박 교수는 “탄소중립과 고령화 등 재정 지출 요인은 많은데 현재 정부에서는 실질적 지출에 대한 계산은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면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예산 낭비를 막으려면 SOC 사업과 R&D사업을 합리적으로 줄여나갈 필요가 있는데, 예타 면제 기준을 강화하면서 (해당 사업 예타 대상) 액수를 상향한다는 건 모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액수 상향으로 규모가 500억원~1000억원인 사업에 대해 기재부가 아닌 각 사업부처에서 사전평가를 함으로써 부처의 입맛대로 비용편익이 평가되는 등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각 부처에서 사전타당성조사를 할 때 방법론에 맞지 않게 평가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재부의 예타 관련 지침을 준용하도록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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