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족 학살 혐의 뒷받침할 수 있을 것…국제 사법 당국과 공유 예정"
미얀마군의 탄압에 방글라데시로 피신한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 |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유엔이 12일(현지시간) 페이스북으로부터 미얀마군이 로힝야족을 상대로 저지른 전쟁범죄와 대량 학살 혐의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 수백만 건을 받았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미얀마 독립조사메커니즘(IIMM)의 니컬러스 쿰지언 위원장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위원회 연설에서 "페이스북은 신원을 허위로 표기해 삭제된 계정에서 나온 자료 수백만 건을 IIMM과 공유했다"고 말했다.
앞서 페이스북은 2018년 독립언론, 오락, 미용, 라이프스타일 등 페이지로 위장한 채 미얀마 군부와 연계해 운영하던 허위 계정 다수를 폐쇄한 바 있다.
당시 페이스북 계정 135개, 페이지 425개, 그룹 17개가 지워졌으며 로힝야족 인권 침해와 정보 조작 등을 이유로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비롯한 군부 인사와 기관의 계정도 대거 차단됐다.
쿰지언 위원장은 이번에 페이스북이 넘긴 자료 수백만 건과 다른 200여 개 출처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IIMM이 미얀마군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분석 패키지' 67건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국제사법재판소(ICJ), 국제형사재판소(ICC) 등 사법 당국과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CJ는 로힝야족 학살 사건을 재판 중이며 ICC도 로힝야족 추방에 관한 조사를 하고 있다.
미얀마군은 2017년 서부 라카인주에서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일부가 종교 탄압 등에 반발해 경찰 초소를 습격하자 대대적인 토벌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성폭행, 학살, 방화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이때 로힝야족 수천 명이 숨졌고 난민 70만 명 이상이 방글라데시로 피신해야 했다.
페이스북을 포함한 소셜미디어(SNS)도 이 사건에 일부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로힝야족에 대한 혐오 표현이나 폭력을 부추기는 게시물이 SNS상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은 지난해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자행된 범죄의 책임을 물으려는 국제적 노력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로이터는 메타 인권 정책 담당자 미란다 시손스가 이메일에서 "우리는 유엔 조사 메커니즘에 자발적, 합법적으로 (정보를) 공개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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