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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오른 왼발로 무력 시위…이강인, 떠났던 '벤心'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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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강인(오른쪽)이 11일(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상대 공격수 비니시우스와 몸싸움을 펼치고 있다. 마드리드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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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이강인(21·마요르카)이 한동안 떠났던 ‘벤心’을 흔들고 있다.

이강인의 왼발은 뜨겁다. 그는 11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스페인 라 리가 5라운드 레알 마드리드와 원정 경기에서 시즌 3호 도움을 적립했다. 이날 베다드 무리키와 투톱을 이룬 이강인은 스페인 최강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수비에 치중했다. 그러다 전반 35분 이강인의 날카로운 왼발 킥이 또 한 번 돋보였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프리킥이 그대로 무리키의 머리를 향했고, 득점으로 연결됐다.

이강인의 시즌 3호 도움이자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다. 이강인은 지난달 21일 레알 베티스전부터 연속해서 공격 포인트를 쌓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1골3도움으로 그야말로 화끈하게 무력 시위를 펼치고 있다. 주앙 펠리스(아틀레티크 마드리드)와 함께 어시스트 공동 선두다. 2020~2021시즌 발렌시아 유니폼을 입고 기록한 커리어하이인 4도움에도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더욱이 마요르카의 올시즌 득점이 5골인데, 이 중 4골이 이강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그만큼 존재감이 상당하다.

약점으로 꼽히던 체력과 수비 부족 문제를 스스로 해소해내고 있다. 이강인은 올시즌 풀타임 출전이 2경기다. 가장 적은 시간을 소화한 게 74분이다. 5경기 평균 출전 시간이 83.8분에 달한다. 지난 시즌 평균 출전 시간이 46분이었고, 풀타임 출전이 3경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진일보했다. 경기당 키패스는 2.5회로 8위, 드리블 성공도 2.5회로 5위에 올라 있다. 공격 포인트는 물론 수비 가담에도 열심이다. 확실히 달라졌다.

이강인의 왼발이 제대로 물오르면서 자연스럽게 시선은 9월 2차례 A매치 평가전을 치르는 축구대표팀 ‘벤투호’로 쏠린다. 벤투호는 오는 23일 코스타리카(고양), 27일 카메룬(서울)과 맞대결을 펼친다. 월드컵 본선을 앞둔 사실상의 마지막 모의고사다. 벤투 감독은 13일 A매치 명단을 발표한다.

이강인은 지난해 3월 한일전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한 번도 받지 못했다. 당시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제로톱’으로 활용하는 실험을 택했는데, 실패로 귀결됐다. 그런데 1년 6개월 전과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이강인 스스로 약점을 상당 부분 보완했고, 벤투 감독도 최근 들어 원톱을 고집하지 않고 투톱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강인은 올시즌 마요르카에서 투톱 중 한 명으로 나서 반전 스토리를 쓰고 있다.

무엇보다 이강인의 왼발은 월드컵 본선에서 유용한 공격 옵션이 될 수 있다. 본선에서 대표팀이 만나는 상대는 모두 강팀이다. 코너킥, 프리킥 등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 기회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세밀함과 정확성을 갖춘 킥이 필요하다. 이강인을 활용하기 위해선 일단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이강인이 벤투 감독의 마음을 흔들고 있음에 틀림없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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