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문제 해결하자”
통일장관 “허심탄회한 논의 기대”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오늘 정부는 남북 당국 간 회담을 개최해 이산가족문제를 논의할 것을 북한 당국에 공개적으로 제의한다”며 “정부는 언제든, 어디서든, 어떤 방식으로든 이산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면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남과 북의 책임 있는 당국자들이 이른 시일 내에 직접 만나 이산가족문제를 비롯한 인도적 사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정부는 열린 마음으로 북한과 회담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회담 일자, 장소, 의제와 형식 등도 북한 측의 희망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면서 “북한 당국이 우리의 제안에 조속히 호응해 나올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관련기사 5면
앞서 5월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함에 따라 방역 협력을 위한 실무접촉을 제안한 적은 있지만 남북 당국 간 회담 제안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의 이산가족 남북회담 제안은 남북관계의 정치·군사적 상황과 인도적 사안은 분리해 대응한다는 기조에 따른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겠다면서도 이산가족문제와 같은 분단으로 인한 인도적 문제는 적극 해결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1월 이북도민 신년하례식에서는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 일환으로 이산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제안은 윤 대통령의 대북정책 어젠다인 ‘담대한 구상’을 본격화한다는 의미도 지닌다. 정부가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동시에 ‘이산가족의 날’인 이날 회담을 제안한 것도 고심의 결과로 보인다. 전날에는 통일부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물자 반출 신청을 승인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다만 북한의 호응 여부는 미지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측을 겨냥해 ‘대적투쟁’을 공언했으며,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제발 좀 서로 의식하지 말며 살았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소원”이라며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문규·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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