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주민 자체 결정에 SNS선 환영…지속 여부는 불투명
3월 23일 카불에서 등교하는 여학생들.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지난해 8월 탈레반의 재집권 후 교육 기회가 박탈됐던 아프가니스탄 중·고등 여학생 중 일부가 최근 등교를 시작했다.
다만, 탈레반 정부는 아직 이를 승인하지 않은 상태라 등교 지속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EFE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동부 파크티아주에서 5개 이상의 중·고등 여학교가 문을 열었다.
몰로이 할릴키아르 아흐마드자이 파크티아주 문화공보국장은 "교장들이 학생들에게 학교로 돌아오라고 요청했고 학교들은 며칠 전 문을 열었다"며 이슬람, 문화, 관습에 대한 규정은 지켜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등교는 당국의 지침과 상관없이 교사와 주민이 내린 결정이다. 탈레반 당국에도 미리 관련 내용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크티아주 교육부 대변인은 중앙 교육부에 이번 사안에 대한 편지를 보냈다며 "이에 대한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여학생의 재등교 소식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SNS)에서는 환영 메시지가 속속 올라왔다.
낭가르하르주의 전 주지사였던 지아울 하크 아마르킬은 트위터를 통해 "학교 개학은 교육에 대한 우리 국민의 사랑을 보여준다"며 "이는 모든 여학생의 부서진 희망을 되찾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운동가와 학생들은 더 많은 주의 학교들도 탈레반의 승인을 기다리지 말고 문을 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탈레반 정부는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등교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음에도 지난 3월 23일 새 학기 첫날 말을 바꿨다.
당시 탈레반 정부 교육부는 등교가 시작된 지 몇 시간 만에 중·고등 여학생의 등교는 다음 고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한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재집권 후 남학생과 저학년 여학생에게는 차례로 등교를 허용했지만 7학년 이상 중·고등 여학생의 등교는 대부분 막아왔다.
탈레반은 1차 집권기(1996∼2001년) 때 샤리아를 앞세워 여성의 외출, 취업, 교육 등을 엄격하게 제한한 바 있다.
재집권 후에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포용적 정부 구성, 인권 존중 등 여러 유화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상당 부분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특히 여성 인권 침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분위기다.
현재 아프간 여성은 남성 보호자 없이는 장거리 여행도 할 수 없게 됐고, 외출 시 얼굴을 모두 가리는 의상도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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