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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연재] 인터풋볼 'Inter뷰'

[Inter뷰] '천금 결승골' 이강현, "도혁이 형 주면 후회할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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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인천 '로컬 보이' 이강현이 꿈에 그리던 데뷔골을 터뜨렸다. 과감한 결단이 원더골로 연결될 수 있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6일 오후 7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30라운드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인천은 12승 11무 7패(승점 47)로 4위 자리를 지켜냈다.

인천은 선발 라인업에 변화가 있었다. 올 시즌 전 경기에 나서며 중원을 책임졌던 이명주가 가벼운 부상으로 제주 원정에 소집되지 않았고, 그 자리에 이강현이 서게 됐다. 이강현은 제주전 전까지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K리그 15경기를 소화했다.

이명주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는 맹활약이었다. 후반 35분까지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수 가담을 성실하게 임했다. 특히 이날 인천은 제주에 점유율을 완전히 내준 채 밀리는 양상이었는데, 이강현과 아길라르로 맺어진 중원 조합이 끝까지 실점을 내주지 않는 원동력이 됐다.

그러다 이강현의 천금 같은 중거리포가 탄생했다. 후반 7분 김보섭이 좌측면을 허문 후 페널티 아크 앞으로 쇄도하는 이강현에게 패스를 내줬다. 이후 이강현이 마음먹고 시도한 중거리 슈팅이 시원하게 골망을 갈랐다. 이는 결승골이 됐고, 적지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할 수 있게 됐다.

이강현은 'K리그판 신데렐라'다. 첫 시작을 K3리그 부산교통공사 축구단에서 알렸다. 그러다 1년 만에 인천의 눈에 띄었고, 2021년 인천 유니폼을 입게 됐다. 본인에게 있어 뜻깊은 기회였다. 출생지가 인천이고, 어렸을 때부터 인천 입단을 꿈꿨기 때문이다.

처음엔 K4리그 득점왕 출신 '한국판 제이미 바디' 유동규에게 가려져 큰 빛을 발하지 못했으나 자기만의 길을 묵묵히 걸으며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이강현은 본인에게 온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 지난 시즌 11라운드 성남FC전에서 깜짝 선발로 나서 안정적인 모습으로 팀의 3-1 승리에 일조했다. 이후에도 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데뷔 시즌 K리그1에서 16경기를 소화했다. 노력의 결실일까. 이강현은 시즌 종료 후 3년 재계약에 합의하면서 2024년까지 인천을 대표할 수 있게 됐다.

올 시즌도 묵묵히 부름을 기다리고 있던 이강현은 제주전을 통해 영광스러운 데뷔골까지 터뜨리게 됐다. '인터풋볼'은 이강현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하 이강현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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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제주와의 승점 6점짜리 경기에서 승리했어요. 소감 말해주세요.

A. "저희가 파이널A와 ACL 진출이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매우 중요한 경기였어요. 저란 존재가 팀에 보탬이 될 수 있고, 데뷔골을 통해 팀이 승리하게 되어 정말 기뻐요. 운이 좋게도 득점하게 되어 그 누구보다 기분 좋은 하루였어요."

Q. 득점 장면에서 슈팅할 때 들어갈 것이란 느낌이 왔나요?

A. "솔직히 골을 많이 넣어보지 않아서 그런 느낌은 거의 없었어요.(웃음) 골대만 보고 때렸어요. 그 슈팅이 제가 준비한 노력을 대변해준 것 같아서 너무 기뻐요. 옆에 (김) 도혁이 형에게 줄까 말까 했는데 뭔가 주면 후회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마음먹고 때렸는데 운이 좋게 들어가서 행복했어요."

Q. 슈팅 연습을 평소에 했나요? 아니면 원래부터 중거리 슈팅에 자신이 있었나요?

A. "중거리 슈팅보다 평소에 개인적으로 패스 훈련을 많이 해요. 어제는 어떤 운이 따랐는지 슈팅이 잘 맞아서 들어갔어요."

Q. 이명주 선수가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고, 그 자리에 출전해서 좋은 활약을 펼쳤어요.

A. "팀에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가 있다면 그 뒤에는 보이지 않게 묵묵히 해줘야 하는 선수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 위치에 있다고 봐요. '준비된 사람에겐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는데, 그 글귀를 되새기면서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어요. 감사하게도 감독님께서 알아봐 주시고 기회를 주셨어요. 데뷔골이 팀에 좋은 결과로 연결되어 정말 행복해요."

Q. 감독님이나 코치진이 칭찬해줬나요?

A. "개인적으로 얘기해 주셨다기보다 경기 끝나고 포옹할 때 평소보다 2~3배 더 진심을 담아서 해주신 것 같아요. 저만 기분 좋아서 그렇게 느낀 걸 수도 있어요.(웃음) 제게 축하한단 말씀을 해주셨어요."

"(동료 중 가장 많이 축하해준 선수는 누구였나요?) 팀에서 유일한 친구가 (김) 보섭이에요. 보섭이가 원래 같았으면 그 자리에서 슈팅하는 선순데 저한테 패스했어요.(웃음) 자기가 어시스트를 하기도 했고, 가장 먼저 와서 축하해줬어요. 더불어 도혁이 형과 더불어 다른 동료들도 내 일처럼 좋아하고 축하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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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제 김도혁 선수가 SNS에 글("강현이가 인터뷰 못 했다고 울고 보채며 하소연하고 있어요. 인생골, 인생샷 찍은 우리 강현이 인터뷰해주세요")을 남겼어요.

A. "어제 사실 수훈 선수 인터뷰를 기대했어요.(웃음)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아서 감사 표현을 하고 싶었어요. 또 솔직히 언제 골을 넣어볼 수 있을까 해서 부모님께도 감사하단 말을 하고 싶었어요. 부를 것 같았는데 안 불렀어요. 끝나고 도혁이 형한테 우스갯소리로 '아, 형 인터뷰 못 했는데요'라고 얘기했더니 도혁이 형이 도와주겠다며 재밌게 글을 남기셨어요."

"(고마운 분들은 누구일까요?) 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어요. 어릴 적부터 축구를 하면서 아버지, 어머니, 형이 뒷바라지를 많이 해주셨어요. 지금도 저만 바라보고 계세요. 프로에 가는 것만으로도 기대를 많이 하셨는데, 골을 넣는 것은 얼마나 더 바라셨겠어요. 이런 선물을 드릴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전화 통화했나요?) 아버지께서 소름 돋았다며 정말 축하한다고 하셨어요. 평소에 다정한 말을 주고받진 않거든요. 어제 아버지께 골을 넣었다고 자랑하니까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Q. 팬들이 제주까지 원정을 많이 찾았어요. 경기 끝나고 이강현 선수가 대표로 승리 세리머니를 했어요.

A. "단독으로는 처음이었어요. 주목받는 게 사실 어색하거든요. 보통 경기에서 이기면 다 같이 함께하는 데 갑자기 도혁이 형이 저를 앞으로 보냈어요. 도혁이 형이 밀어버리는 바람에 저에게 감격스러운 기회가 오게 됐어요."

Q. K리그 2년차예요. K3리그부터 K리그1까지, 그리고 데뷔골까지 넣게 됐어요.

A. "K3리그에서 하다가 감독님과 구단에서 기회를 주셔서 K리그1에 입단하게 됐어요. 작년에 준비하다 보니 감사하게도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어요. 또 경기를 나서다 보니 재계약도 할 수 있게 됐어요. 지금까지 쭉 좋아하고,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팀에서 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해요."

"저는 성장할 일만 남은 선수이기에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뒤에서뿐만 아니라 앞에서도 나설 수 있는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예요. 팬들께서 제주뿐만 아니라 어딜 가든 지지하고 응원을 해주셔서 큰 힘이 돼요. 그 힘이 모아져 더욱 강한 팀과 선수가 될 수 있었어요. 감사하단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정말 감사해요. 더불어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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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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