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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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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쇼핑몰 국비 9000억 요구… 與 “이러면 어느 기업이 투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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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강기정 광주시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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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가 윤석열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던 ‘복합쇼핑몰 유치’를 위해 국비 9000억원 지원을 요구한 것과 관련 여야 간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광역시 복합쇼핑몰 유치는 ‘호남이 그토록 민주당을 지지해줬지만, 돌아온 건 대한민국 5대 도시임에도 변변한 복합쇼핑몰조차 없는 낙후함 아니냐’는 국민의힘 메시지를 담은 공약이었다. 이준석 대표 아이디어에서 나온 이 공약은 선거 국면에서 화제가 됐고, 호남은 보수 정당 후보였던 윤 대통령에게 과거보다 높은 득표율을 올려줬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광주시는 국민의힘과의 협의에서 쇼핑몰 유치를 위해 9000억원 국비 지원을 요구했다. △광역통합유통센터구축 2000억원 △전통시장·상점가 고객휴식·편익시설확대 등 8개 시범지구조성 1000억원 △트램·도로 등 연결교통망 구축 6000억원 등의 명목이었다. 국민의힘은 민간자본참여로 시행하는 사업에 수천억원의 국비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위원장은 5일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 광주시당은 복합쇼핑몰이 광주에 입점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요청한다. 기업활동에 숟가락을 얹으려 하지 마시고, 무엇을 도와줄 수 있는 지를 고민하시라”라고 했다.

이병훈 위원장은 “정부와 국민의힘은 복합쇼핑몰 입점을 위해서 어떤 지원을 했나?”라며 “지난 7월에 열린 국민의힘과 광주시 간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도 예산지원 규모가 논란이 되었지만, 국민의힘이 매몰차게 거절한 이후에 다른 대안을 내놨다는 소식을 못 들었다”고 했다.

이어 “복합쇼핑몰에 대한 관심이 진정성이 있다면 광주의 다른 현안을 지원해주시라”며 “복합쇼핑몰 입점은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광주는 소비도시로 전락하기 쉽다. 광주는 AI, 반도체, 미래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풍부한 일자리와 쾌적한 주거환경, 수준 높은 문화여가생활이 공존하는 광역거점도시로 발전해 가야 한다”고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권성동 원내대표가 광주시의 국비 9000억원 지원 요구로 복합쇼핑몰 사업이 좌초 중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이미 투자사 중 현대와 신세계는 투자의지를 밝혔고, 다른 투자사들도 고심 중에 있으며, 우리 시도 투명하고 신속한 인허가 등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강기정 시장은 “정부와 여당은 대선 공약이자, 지역 공약인 광주 복합쇼핑몰에 대해 어떻게 지원할지, 지원 대책을 내놓으면 고맙겠다”라며 “제가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요구한 9000억원의 금액이 많다면 그럼 ‘어떤’ 지원을,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대책을 내놓으면 된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상업시설 하나 유치하는데 세금 9000억원이 소요된다면, 앞으로 어느 기업이 광주에 투자를 하겠나?”라며 “광주 지역 시민단체와 민주당이 복합쇼핑몰 유치를 방해한다면, 저희는 투자의사를 밝힌 기업을 직접 만나 애로사항을 경청하겠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복합쇼핑몰 반대는 시대에 역행하고 발전을 거부하는 것이다. ‘호남판 러다이트 운동(산업혁명 시기 영국 노동자들의 기계파괴운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호남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낙후함을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곽승용 국민의힘 부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돈 맡겨놓으셨나?”라며 “지원을 받고 싶은 사람이 ‘이만큼 주기 싫으면 얼마 줄건지 너희들이 제시해’라고 하는 건 처음 본다. 진심으로 지원을 받고 싶고 사업이 진행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행동할 수가 없다”고 했다.

곽승용 부대변인은 “광주시민들과 지역 언론들조차도 ‘무슨 복합쇼핑몰 짓는데 9000억을 달라고 하냐’고 하는 여론이 안 보이시나?”라며 “민간투자로 만들어지는 ‘복합쇼핑몰’을 볼모로 잡고 정부에 ‘9000억’을 요구하는 ‘강기정식 오기(傲氣) 정치’에 애꿎은 광주시민들만 피해를 본다”라고 했다.

[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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