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정다운 |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초·중·고등학생 비율이 9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코로나로 등교 일수가 줄며 주춤했던 학교폭력이 올해 다시 늘어난 것이다. 특히 초등학생은 100명 중 4명 꼴로 최근 1년 학교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6일 ‘2022년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별도로 자체 조사를 벌인 전북을 제외한 16개 시·도 학생을 조사한 결과다. 전국의 초4~고3 학생 387만명 중 321만명(82.9%)이 답했다.
조사 결과 5만3800명(1.7%)이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원격수업이 많았던 재작년(0.9%)과 작년(1.1%)에 비해 늘어났고, 코로나 이전이던 2019년(1.6%)보다도 소폭 증가했다. 2013년(2.2%) 이후 두 번째로 높다.
특히 초등학생의 3.8%(41만6000명)가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답해 중학교(0.9%·9만6000명), 고등학교(0.3%·2만4000명)보다 크게 많았다. ‘친구가 학교 폭력을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학생도 초등학생(7.3%)이 가장 많았다. 중학생은 2.9%, 고등학생은 0.8%였다. 한유경 이화여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장은 “초등학생이 중·고교생보다 학교폭력을 감지하는 민감도가 높아 습관성 욕설이나 비속어 사용을 학교폭력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초등학생 피해 실태를 따로 분석해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답한 초·중·고교생에게 어떤 폭력을 당했는지(복수응답) 물어봤더니 언어폭력이 41.8%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 신체폭력 14.6%, 집단 따돌림 13.3%, 사이버폭력 9.6% 등이었다. 작년 같은 조사와 비교하면 집단따돌림(14.5%→13.3%)과 사이버폭력(9.8%→9.6%) 비율은 줄고, 신체폭력(12.4%→14.6%) 비율은 늘었다.
학교폭력 피해를 입고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다’(90.8%)는 비율은 늘고 있다. 2017년 78.8%에서 5년 연속 증가했다. 학교폭력을 목격하고 ‘알리거나 도와줬다’(69.8%)는 응답도 작년(69.1%)보다 높아졌다.
교육부는 이번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폭력 예방·대책 2023년 시행계획’을 내년 2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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