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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새 총리에 '브렉시트 주역' 리즈 트러스…첫 40대 女총리

이데일리 장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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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새 총리에 '브렉시트 주역' 리즈 트러스…첫 40대 女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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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처·메이 이은 3번째 女총리…보리스 내각 외무장관 출신
강력한 감세정책 통한 경기 부양 최우선 과제로 꼽아
일각선 인플레 악화 우려도…에너지난도 해결해야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리즈 트러스(47) 영국 외무부 장관이 5일(현지시간) 집권 보수당의 새로운 대표이자 신임 총리가 된다. 영국 역사상 세 번째 여성 총리이자, 가장 젊은 여성 총리이다. 40대 총리는 2010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당시 44세) 이후 12년 만이다.

(사진= AFP)

(사진= AFP)




영국 집권 보수당은 이날 지난 2일 마감한 당대표 선출 투표 결과 트러스 장관이 57.4%의 득표율로 새로운 당 대표에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집권당 당 대표가 된 트러스는 영국 여왕의 공식 임명을 거쳐 오는 6일 영국의 78대 총리에 오르게 된다. 각종 스캔들로 물의를 일으켰던 보리즈 존슨 총리가 지난 7월 초 보수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2개월만이다.

트러스는 장관은 마거릿 대처와 테리사 메이에 이어 영국의 세번째 여성 총리가 된다. 특히 그는 ‘철의 여인’이라는 별칭을 가진 대처 총리를 롤모델로 삼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트러스 장관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지지한 대표적인 인사로, 보리스 내각에서 외무부를 이끌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고 강경한 대응에 앞장서 왔다.

그는 유세 기간 중 총리가 되면 법인세와 개인소득세를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트러스 장관은 감세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논리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감세가 결국 세금을 많이 내는 부유층에 유리하게 작용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공공재정에도 타격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영국의 신임 총리는 취임과 동시에 인플레이션과 에너지난 등의 경제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떠안게 된다. 두 사안 모두 국가 경제 차원에서나 민생 차원에서 시급하고도 중요한 과제다.


보수당 소속 의원이자 전직 장관인 데이비드 데이비스는 영국의 신임 총리가 맡게 될 도전적인 과제들이 전후 총리들 중 대처 전 총리 다음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1979년 보수당 대표에 당선된 대처 전 총리 역시 높은 인플레이션과 노사분규에 따른 경기 침체를 해결해야 했다.

영국은 지난 7월 유럽 선진국 중에서는 처음으로 두 자릿수대의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을 기록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현재의 에너지 위기가 계속되면 물가상승률이 13%대까지 뛸 것이라며 수개월 내에 영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임금이 오르는 것보다 에너지와 식료품 등을 중심으로 한 물가 상승이 더 가파른 탓에 영국인들의 생활비 부담은 커지고 있다. 영국통계청(ONS)은 인플레이션을 제외한 영국인들의 지난 2분기 실질임금은 전년동기대비 약 3% 하락했다고 밝혔다. 철도 근로자와 집배원 등 수십만명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러시아발(發) 에너지 위기는 물가안정과도 직결돼 있다. 영국의 다음달 표준가구 기준 에너지 요금 상한이 연 3549 파운드(약 555만 원)로 80% 오를 예정이다. 내년 1월에는 요금 상한선이 연 6000파운드(약 939만 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영국 싱크탱크인 재정연구소(IFS)의 벤 자란코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 에너지 소비가 많은 일반 가정, 특히 저소득층의 생계 유지가 어려워 진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결국 다른 분야 지출을 크게 줄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너지가격 급등이 서민 가계 부담 증가와 소비 둔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