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하는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지우학’ ‘소년심판’ 상반기 흥행
하반기 ‘종이의 집’ 등 기대 못미쳐
외신, ‘모범가족’ ‘서울대작전’에
“할리우드 영화·드라마 연상” 혹평
“이젠 세계 톱10으론 성에 안차”
‘오겜’ 성과에 눈 높아진 까닭도
350억 대작 ‘수리남’ 등 반전 노려
‘지우학’ ‘소년심판’ 상반기 흥행
하반기 ‘종이의 집’ 등 기대 못미쳐
외신, ‘모범가족’ ‘서울대작전’에
“할리우드 영화·드라마 연상” 혹평
“이젠 세계 톱10으론 성에 안차”
‘오겜’ 성과에 눈 높아진 까닭도
350억 대작 ‘수리남’ 등 반전 노려
올 초 나온 학교 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이하 ‘지우학’)의 흥행은 기록적이었다. 연속 3주간 넷플릭스 시리즈 전체 1위 및 연속 5주간 비영어 시리즈 1위. 1월 말 공개 뒤 첫 28일간 기록한 전 세계 시청 5억6078만 시간은 역대 9위다. 지난해 ‘오징어게임’의 역사적 흥행 이후, 올 상반기 ‘K오리지널’ 콘텐츠는 ‘지우학’ ‘소년심판’ 등이 잇따라 흥행하며 성가를 올렸다. ‘사내맞선’(SBS), ‘스물다섯 스물하나’(tvN) 등 국내 방송사 방영 뒤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로 간 드라마들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기대가 커서 실망도 큰 걸까. 좋았던 분위기는 하반기 들어 급반전했다. 드라마와 영화 모두 잇따라 기대에 못 미치며 주춤하는 모양새다. 특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ENA), ‘환혼’(tvN) 등 국내 방송에서 공개된 뒤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로 간 드라마들이 선전한 데 비해,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시리즈들이 크게 고전했다.<그래픽> 이에 대해선 ‘오겜’ ‘지우학’ 흥행에 따른 상대적 착시효과라는 시각과 함께, ‘K오리지널’의 독창성 상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6월 말 공개됐던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역대급 흥행 스페인 원작의 한국판으로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하지만 같은 내용에 설정만 한반도로 옮겨온 이야기에 대한 반응은 냉정했다. 비슷한 시기 나온 ‘엄브렐러 아카데미’ ‘기묘한 이야기′ 등과의 경쟁도 이겨내지 못했다.
기대가 커서 실망도 큰 걸까. 좋았던 분위기는 하반기 들어 급반전했다. 드라마와 영화 모두 잇따라 기대에 못 미치며 주춤하는 모양새다. 특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ENA), ‘환혼’(tvN) 등 국내 방송에서 공개된 뒤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로 간 드라마들이 선전한 데 비해,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시리즈들이 크게 고전했다.<그래픽> 이에 대해선 ‘오겜’ ‘지우학’ 흥행에 따른 상대적 착시효과라는 시각과 함께, ‘K오리지널’의 독창성 상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6월 말 공개됐던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역대급 흥행 스페인 원작의 한국판으로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하지만 같은 내용에 설정만 한반도로 옮겨온 이야기에 대한 반응은 냉정했다. 비슷한 시기 나온 ‘엄브렐러 아카데미’ ‘기묘한 이야기′ 등과의 경쟁도 이겨내지 못했다.
지난달 12일 공개된 배우 정우 주연의 스릴러 ‘모범가족’은 공개 다음 주(15~21일)에 ‘반짝’ 3위(1977만 시간)에 올랐지만, 시청 시간은 그 주 1위 드라마 ‘우영우’(7743만 시간)의 4분의 1 정도에 그쳤다. ‘우영우’는 ENA채널이 국내 방송 뒤 넷플릭스가 해외에 공개하는 방식. 그나마 ‘모범가족’은 그 다음 주엔 9위로 밀려나며 시청 시간도 반 토막(813만 시간)이 났다. 나름 좋은 평을 얻었던 터라 아쉬움도 컸다.
영화도 마찬가지. 제작비 200억원 대작 ‘카터’(8월 5일 공개)는 로튼토마토에서 평론가 지수 30%, 관객 지수 38%로 참담한 평가를 받았다. ‘서울대작전’(26일 공개)은 4위로 데뷔한 8월 마지막 주 시청시간이 720만 시간에 그쳤고, 4일 오후 현재까지도 해외 리뷰가 모자라 로튼토마토의 평론가 지수 집계가 안 되고 있다. ‘무관심’에 가까운 반응이다.
K오리지널 콘텐츠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오겜’ ‘지우학’의 역사적 흥행이 빚어낸 착시 효과라는 시각도 있다. 우리 콘텐츠에 대한 눈높이가 상대적으로 너무 높아져 버렸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매달 콘텐츠 수천 편이 새로 풀리는 넷플릭스에서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 해도 나쁘지 않은 성과다.
한편에선 세계 시청자에 익숙한 할리우드 소재와 방식을 모방하되 그보다 더 좋은 만듦새로 평가받았던 ‘K오리지널’ 화법이 해외 흥행을 노리다 정작 중요한 독창성을 놓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당장 ‘모범가족’은 범죄조직의 돈을 둘러싼 가족의 붕괴 위기라는 소재 유사성에서 “‘오자크’를 연상시킨다”(디사이더)는, 영화 ‘서울대작전’은 “‘베이비 드라이버’ ‘분노의 질주’를 따라하지만 그 발걸음에 미치지 못한다”(뉴욕타임스)는 비판을 받았다. K오리지널이 ‘오리지널리티’를 잃었다는 지적은 어쩌면 ‘위험 신호’다.
물론 일희일비할 문제는 아니다. 하반기에는 반전을 노리는 기대작이 대기 중이다. ‘범죄와의 전쟁’ 윤종빈 감독이 하정우·황정민·박해수를 주연으로 만든 남미 마약왕 이야기 ‘수리남’이 오는 9일 공개된다. 오징어게임보다 100억 많은 3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넷플릭스가 콘텐츠 제작비용 조정에 나선 상황이 오히려 한국 창작자들에게 더 큰 기회가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구독자가 줄어드는 세계 추세와 반대로 여전히 구독자 증가세인 곳은 아시아 뿐이고, K콘텐츠는 아시아에서 독보적 흥행력과 ‘가성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산업 전문가 노가영씨는 “중요한 건 K오리지널의 독창성 회복”이라며 “‘오겜’과 ‘지우학’이 할리우드보다 더 세련된 할리우드 방식으로 그 이상의 이야기를 담아내 성공을 거뒀듯, 할리우드 본류라 할 정통 법정 드라마(소년심판)와 휴먼드라마(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놀라운 성적을 냈던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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