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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김학의 '성접대' 의혹

'김학의 출금 재판 증인' 문무일, 시종일관 "절차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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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지청 보고 체계부터 이규원 조치까지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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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사진) 전 검찰총장이 '수사 외압 의혹' 이성윤 검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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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송주원 기자] "고민할 사람이 고민하라는 게 법적 절차입니다."

"수사 대상이 아무리 악인이라도 민주주의적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김학의 출국금지 수사 외압 의혹'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5시간의 증인신문 내내 강조한 건 절차의 적법성이었다. 그는 출금의 위법성을 수사하고 있던 일선 청의 보고 절차도 잘못됐고, 출금 조치 자체도 절차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옳은 일이라도 절차를 어겼다면 문제가 된다는 신념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2일 오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연구위원의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공소사실상 이 연구위원이 안양지청 수사에 압력을 가한 시기 검찰총장으로 재임한 문 전 총장이 증인으로 나왔다.

이 연구위원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던 2019년 6월 김 전 차관 출금 의혹 관련 수사를 하겠다고 보고한 안양지청에 외압을 가해 수사를 중단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이 연구위원의 재판에 나온 이현철 전 수원지검 안양지청장은 이규원 당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의 비위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대검에 보고하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더 이상 수사하지 말고 덮으라는 취지가 아니었나 한다"라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문 전 총장은 이날 공판에서 안양지청이 대검에 보고한 보고서를 제시받은 뒤, 이 같은 보고서를 본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대검은 수원고검을 생략하고 안양지청으로부터 직보를 받을 위치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를 제시받은 기억이 있냐는 검사의 물음에 문 전 총장은 "보고서가 올라오려면 수원고검장이 보고서를 보냈어야 하는데 이건 대검이 관여할 게 아니다. 절차적으로 이례적"이라며 "자기네들이 고민할 일을 대검이 고민하게 만드는가. 고민할 사람이 고민하라는 게 법적 절차"라고 답했다.

이 검사를 수사할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의 구두 보고받은 기억은 없냐는 이어진 물음에 문 전 총장은 "이런 보고(이 검사를 수사해야 한다는 보고)를 받았다면 받았을 가능성도 있는데 받았으면 언짢았을 것 같다. '이 녀석들이 왜 자기가 고민할 일을 대검에 떠넘기는 거지?'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입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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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019년 서울동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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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총장은 김 전 차관의 긴급 출금 조치에 위법한 사항이 많다는 의견도 분명히 했다. 그는 "수사는 새로운 사실을 수집하는 것이고 조사는 일어난 일을 확인하는 것이다. 과거에 처리된 사건의 잘잘못을 따지는 진상조사단 검사가 수사 개념이 강한 출금 조치를 한 것 자체가 (적법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생각한다"며 "사후에 서울동부지검 사건번호를 (출금 관련 서류에) 넣었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그건 형사소송절차에 맞지 않다. 아무리 조사 대상이 악인이어도 민주주의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재판부는 진상조사 대상자의 출국 시도가 예상된다면 대검에서 나설 생각은 하지 못 했냐고 물었다. 문 전 총장의 견해대로 진상조사단에 강제 수사권이 없다면, 수사기관인 검찰에서 김 전 차관의 출국을 막기 위해 개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다. 문 전 총장은 절차를 재차 강조하며 진상조사단 업무에 대검이 개입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아무리 옳은 일이라도 법적 절차를 따르는 게 민주주의다.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법적 절차를 지켰는지 안 지켰는지가 중요하다"며 "(옳고 그름의 문제는) 양형에서 선처를 바랄 수 있으나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옳은 일이라는 이유로 법적 절차를 건너뛰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 전 차관의 출국을 막기 위해서는 형사 사건번호가 있어야 했다며 "형사사건이 뭐라도 있었으면 그걸 빌미로 (출금 조치를) 했을 텐데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었다"며 "만약 대검에서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를) 인지해 사건번호를 임의로 부여했다면 모든 국민에게 그런 처분을 할 수 있다. 이런 건 민주주의 원칙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기본권 침해 우려가 큰 조치인 만큼 절차를 꼼꼼하게 지켜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문 전 총장은 사건 당시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에 국민적 분노가 엄청난 상황이었고, 반작용으로 출금 조치의 정당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분위기가 짙어 위법성을 검토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증인신문 말미 소회를 밝힐 기회를 얻은 문 전 총장은 "제가 말하는 게 특정인에 대한 비난으로 비칠 우려가 크다. 그래서 이 사건이 벌어진 게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며 "내가 아는 사람과 관련이 있는 일이고, 제가 그 직에 있을 때 일어난 일인데 제가 적절한 조치를 즉시 했다면 이런 일을 막거나 옳은 방향으로 이끌었을 텐데, 이런 부분에서 송구하다"고 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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