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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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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학폭 불씨’ 용서 받지 못한 김유성 딜레마 [MK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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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시절 ‘학폭 논란’으로 이영하(두산)와 김대현(LG, 군 복무중)이 검찰에 불구속 기소되면서 올해 신인드래프트의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될, 용서받지 못한 사건 가해자 김유성(고려대) 지명에 세간의 관심이 더 쏠리고 있다.

두산과 LG는 최근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이영하와 김대현이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는 사실을 보고했다. 이영하는 서울서부지방법원, 군 복무 중인 김대현은 군사법원에서 각각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이렇듯 공소시효 만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사건이지만, 학폭의 불씨는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꺼지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 수년 간 한국사회에서 나타났던 수많은 ‘미투’ 사건의 추이를 보더라도 피해자의 고통과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매일경제

2020년 학폭논란으로 프로지명이 철회 된 김유성(대학교)의 프로 재지명 여부가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이영하(두산)-김대현(LG)이 고교시절 학폭논란으로 검찰에 불기소 돼 재판을 받는 등 관련 이슈는 시간이 지나도 오히려 불씨가 꺼지지 않고 계속 점화되는 경향이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오히려 가해자가 사회적으로 더 많은 명성을 얻게 될수록 불이 더 크게 붙는 경향을 보였다. 프로 재지명 여부로 관심을 받고 있는 김유성의 사례 역시 마찬가지다.

법적인 처벌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법이 용서해도 피해자가 용서하지 않는 이상엔 끝나지 않을, 그리고 대중이 모두 진실을 알고 있는 한 결코 사라지지 않을 일이기 때문이다.

사실 프로 1라운드 지명 예상 후보들과 구단들이 속속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애초에 김유성의 상위 지명 가능성은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이번 이영하-김대현의 불구속 기소가 대중의 주목을 크게 받으면서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도 생겼다.

상대적으로 가장 최근까지 ‘학폭’의 불씨가 있었고, 2020년 NC로부터 지명이 철회되면서 이른바 ‘김유성 법’을 만든 당사자인 김유성의 재지명이 더 부담스러워진 상황이 된 것이다.

한 아마추어 야구 관계자 A는 “두산이 김유성 지명에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영하 건으로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겠다”면서 “결국엔 대부분 구단들이 김유성을 뽑고는 싶지만, 이미지 때문에 선뜻 총대를 멜 수 없는 입장이지 않겠나”라며 세간의 시선을 신경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전했다.

모 구단 스카우트 및 육성 관련 핵심 관계자 B는 “우리 구단도 김유성 지명에 관심이 없진 않는데, 이렇게 사태가 뒤늦게 커지는 걸 보면서 다시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면서도 “김유성에 대한 지명 여부를 포함해 드래프트 순번 자체가 아직은 미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모 구단 스카우터 C씨도 “김유성의 투수로서의 재능만 본다면 뽑히는 건 확실시 된다. 앞 순번도 유력할 거다. 하지만 결국엔 행실이 문제가 아니겠나”라며 김유성 지명엔 야구 외적인 요소의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다며 “타 구단들이 기피했을 때 선택한다면 모르겠지만 나서서 먼저 뽑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의견을 전했다.

각 구단들의 반응과 야구계의 의견 역시 대동소이하다. ‘재능은 아깝지만, 선뜻 뽑기엔 부담스럽다’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스카우트 현장에선 ‘다른 구단이 데려갔을 땐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현재로선 더 큰 상황. 김유성의 프로 상위 라운드 지명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물론 김유성과 이영하-김대현의 상황은 다르다. 김유성은 학폭 가해 사실이 밝혀진 가해자고, 이영하와 김대현은 현재까진 학폭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일단 김유성은 내동중학교 3학년 당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고 교내 학교폭력위원회로 회부 돼 2017년 5일의 출석정지 징계를 받았다. 또한 이듬해인 2018년 1월에는 창원지방법원으로부터 화해 권고 결정을 받았지만, 피해자 측과 합의하지 못해 20시간의 심리치료 수강, 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거기다 김유성은 추가로 2020년 9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1년 자격 정지를 받았고, 10월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1년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런 이유로 고려대학교 진학 이후 1년 간 경기에 등판하지 못했다.

문제는 이렇듯 법적으로나 행정적으로는 자신의 잘못에 대한 벌을 받은 김유성이지만 피해자와 대중들에게는 용서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오히려 김유성 측은 1년 자격 정지를 내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법정 공방을 벌였고, 피해자 측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지만 무혐의가 나왔다. 현재는 반성하고 있다고 언론을 통해 밝히고 있지만, 정작 사건 직후는 물론, 이후에도 김유성은 피해자 측에는 용서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앞서 2020년 NC는 김유성 지명 당시 피해자 측에서 2차 가해를 당했다는 글을 게시하고, 이후에도 야구팬과 대중으로부터 큰 비난을 받게 되자 1차 지명한 지 3일 만에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세월이 흘러 이제 ‘이미 죗값을 치렀다’는 동정 여론이 야구계 내에선 확산되고 있지만, 사회와 대중이 김유성의 지명을 용인할 지는 미지수다. 당장 안우진(키움)만 해도 벌써 프로 5년차에 KBO리그 최고의 내국인 투수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일부 팬들을 제외하면 그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싸늘하기만 한 상황이다.

그리고 김유성은 용서받지 못했기에, 앞으로 또 어떤 불씨가 다시 점화될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야구로 과오를 갚겠다’는 이야기는 이제 대다수의 대중들은 받아들이지 못하는 시대착오적인 이야기가 됐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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