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올스타 선발 김광현 |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광현(34·SSG 랜더스)의 수식어는 '약관의 에이스', '일본 킬러', '메이저리거'로 점점 확대했다.
야구장 안팎을 보는 시야도 넓어졌다.
이제 김광현은 "야구의 붐을 일으킬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다"고 말하는 '품이 넓은' 야구인이 됐다.
26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만난 김광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서 조금씩 벗어나면서 관중도 늘고, 야구 인기도 회복하고 있는 것 같다"며 "내가 조금이나마 한국 야구 인기 상승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았나요. 자부심을 느끼는데"라고 말하며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실제로 김광현의 복귀는 2022년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의 주요 흥행 요소다.
2020년과 2021년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뛰며 35경기(28경기 선발) 10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7로 활약한 김광현은 올해 KBO리그로 돌아왔다.
'실력'만으로는 빅리그 잔류도 가능했지만, 메이저리그 노사 분규가 길어지면서 김광현은 KBO리그 복귀를 택했다.
올해 김광현은 10승 2패 평균자책점 1.92로 KBO리그 최고 투수로 군림하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문화'도 만들었다.
올해 김광현은 SSG 구단과 상의해 자신이 승리를 거둘 때마다 자비를 들여 팬들에게 선물을 하는 'KK 위닝 플랜'을 짰다. 김광현은 선물 제작을 위한 아이디어도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김광현의 선물이 '평생 소장할 가치가 있는 물건'으로 통한다.
김광현의 선물을 받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은 더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세인트루이스 유니폼과 모자를 들고 김광현에게 사인을 요청하는 팬들도 많다.
김광현은 "거리에서 메이저리그 모자를 쓴 팬을 봐도 반갑다"고 웃었다.
그는 대상 포진에 걸려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권고를 받았을 때도 "팬들이 직접 뽑아주셨다"며 올스타전 출전을 강행해 팬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평균자책점 1위 SSG 김광현 역투 |
마운드 위에서는 역투를 펼치고, 경기장 밖에서는 '야구 인기'를 고민하는 김광현은 'MLB 월드투어 코리아시리즈 2022'와 '2023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을 "야구 붐을 일으킬 기회"라고 판단했다.
KBO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6일 'MLB 월드투어 코리아시리즈 2022' 개최를 공식 발표했다.
이번 MLB 월드투어는 11월 11일과 12일에 부산 사직야구장, 11월 14∼15일에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경기씩, 총 4경기가 열린다.
MLB와 KBO 모두 선수 구성은 아직 하지 않았지만, KBO는 고척돔에서 열리는 두 경기는 2023 WBC 대표 선발이 유력한 선수로 치를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연합팀이 한국을 찾는 건, 1922년 이후 100년 만이다.
김광현은 "KBO리그에 돌아온 지 1년도 지나지 않았다"고 웃으면서 "그래도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다시 만나 경기하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메이저리그는 '야구의 세계화'를 위해 이번 월드투어 같은 이벤트를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내가 도움이 된다면 월드투어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여파로 결국 취소됐지만, 내가 세인트루이스에서 뛰던 2020년에 시카고 컵스와의 '런던 시리즈'가 계획돼 있었다"며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야구의 세계화'를 위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많은 생각을 했다"고 떠올리기도 했다.
환하게 웃는 김광현 |
WBC는 내년 3월에 개막한다.
과거 국제대회의 성과는 KBO리그 인기로 이어지곤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멤버였던 김광현도 이를 목격했다.
김광현은 "후배들의 기회를 빼앗는 게 아니라면 2023 WBC에도 출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SSG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김광현이 올해 11월 MLB 월드투어, 내년 3월 WBC에 모두 출전한다면, 휴식을 취할 시간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광현은 기꺼이 '휴식일'을 줄일 생각이다.
김광현은 "아무래도 시즌이 모두 끝나면 긴장감이 떨어진다. MLB 월드투어에 출전할 선수는 조금 빨리 선발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도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도 훈련을 일찍 시작했다. 그때처럼 준비하면 WBC 출전과 이후 정규시즌 준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야구의 붐을 다시 일으킬 기회다. 꼭 도움이 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jiks79@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