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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미등록 외국인 무기한 구금’ 출입국관리법···헌재, 위헌법률심판 첫 공개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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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외국인보호소 고문사건 대응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세계난민의날인 6월2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외국인 보호소의 인권 침해 방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세계 난민의 날’을 기념해 열린 이번 기자회견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외국인보호규칙 개정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철회를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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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외국인보호소에 미등록 외국인(이주민)의 무기한 구금을 가능하게 한 출입국관리법 63조 1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공개변론을 연다. 헌재는 해당 조항에 대해 두 차례 합헌 결정을 내렸으나 공개변론을 여는 것은 처음이다. 인권단체들은 ‘인권침해 조항’이라며 해당 조항을 비판한다.

26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헌재는 오는 10월13일 오후 2시 출입국관리법 63조 1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공개변론을 연다. 공개변론에는 외국인보호소를 관리하는 법무부 측과 위헌법률심판을 신청한 미등록 외국인 A씨와 B씨 측 등이 출석한다. 이들은 공개변론에서 해당 조항의 위헌 여부를 다투게 된다.

출입국관리법 63조 1항은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은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사람을 여권 미소지 또는 교통편 미확보 등의 사유로 즉시 대한민국 밖으로 송환할 수 없으면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그를 보호시설에 보호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조항에 따르면 미등록 외국인은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무기한 신체 구속이 가능하다. 영장주의도 적용되지 않아 법무부의 보호명령만 있으면 구금할 수 있다.

지금까지 헌재는 해당 조항에 대해 두 차례 합헌 결정을 내렸다. 2016년 헌법소원 심판, 2018년 위헌법률 심판에서 각각 헌법재판관 4명과 5명이 “객관적⋅중립적 기관에 의한 절차적 통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헌 의견을 냈지만, 위헌정족수(6명) 충족이 안 돼 합헌 결정이 났다.

이번 위헌법률심판은 동남아시아 국가 출신인 A씨와 북아프리카 국가 출신인 B씨가 각각 서울행정법원과 수원지법에 법무부 산하 출입국외국인청을 상대로 강제퇴거명령·보호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들은 각 법원에 출입국관리법 63조 1항 자체가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을 신청했다. 각 법원은 “해당 조항이 보호기간의 상한을 설정하지 않아 무기한 보호를 가능하게 한다.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고 신체의 자유를 제한한다”며 이를 받아들였다. 법원은 “외국인 보호는 ‘체포 또는 구속’에 준하는 것이지만 영장주의 적용을 받지 않고, 객관적·중립적 지위에 있는 자가 아닌 출입국관리 공무원이 보호 여부를 심사한다”며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 중이다.

A씨는 2013년 야당에서 정치 활동을 하다가 정부의 위협으로 2017년 5월 한국으로 피신했다. 그는 같은 해 8월 난민인정신청을 했다. 3개월 뒤 출입국사무소에서 조사를 받은 직후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됐다. 법무부가 강제퇴거명령·보호명령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는 2017년 11월부터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됐다가 2018년 5월 법원의 집행정지 명령 결정으로 풀려났다.

B씨도 자국에서 살해 위협을 받고 2018년 7월 한국으로 왔다. 같은 해 8월 난민인정신청을 했으나 당시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신청서류 접수가 거부됐다. 해결책을 모색하던 B씨는 무사증 비자가 정한 체류기간이 도과한 2018년 10월 출입국관리소에 적발돼 강제퇴거명령·보호명령 처분을 받았다. B씨는 외국인보호소에 수용됐다가 같은 해 12월 보호일시 해제로 풀려났다.

법무부는 지난 4월 헌재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해당 조항은 외국인 출입국과 체류를 적절하게 통제하고 조절해 국가의 안전보장 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주요 선진국처럼 해당 외국인에 강제퇴거명령을 할 때 사법 절차를 별도로 거치지 않고 출입국관리 담당 행정청이 이를 수행할 수 있다”며 “강제퇴거명령은 해당 외국인을 대한민국 관할 밖으로 이동하도록 하는 것으로 영장주의와 차원이 같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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