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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IMF 이후 최악 물가"…한은, 올해 물가 전망치 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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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세종=안재용 기자, 유효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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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을 5.2%로 전망했다. 지난 5월 전망치(4.5%)보다 0.7%p(포인트) 올린 수치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9.0%·1월 전망기준)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편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기존 2.7%에서 2.6%로 소폭 낮췄다.

한은은 25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2%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압력 지속과 농산물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기존 전망을 상당 폭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전망치는 1998년 4월 한은이 물가안정목표제를 시행한 이후 가장 높다.

내년에는 물가상승률이 3.7%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지난 5월 전망치(2.9%)보다는 0.8%p 올려잡았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2%와 비교해서도 높은 수치다.

한은은 단기 물가흐름은 최근 변동성이 커진 국제유가와 농산물가격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외식 등 개인서비스 물가 오름세가 꾸준히 높아지면서 지난 전망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와 내년의 근원물가 상승률은 각각 3.6%, 3.1%다.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부추겼던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최근 배럴당 90달러 중반 수준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주요 기관들은 국제유가가 2분기를 고점으로 내년까지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농산물과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폭 확대되면서 물가상승률을 5%대로 올려잡았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낮아질 수 있겠지만 근원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상당기간 5~6%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2개월 동안 국제유가가 상당폭 하락하면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당초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로 예상했던 물가 정점이 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물가가 정점을 지나더라도 물가 수준은 5%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고 하반기 물가상승률은 평균적으로 5.9%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며 "높은 물가 오름세는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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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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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2.7%)보다 0.1%p 낮은 2.6%로 전망했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소비 회복세가 이어지겠지만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수출이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향후 주요국 금리인상과 유럽 가스공급 축소, 중국의 봉쇄조치, 우크라이나사태 장기화 등으로 경기둔화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봤다.

한은은 올해 민간소비가 소득여건 개선과 일상회복 지속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 전년대비 4.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글로벌 경기둔화, 자본조달비용 상승 등으로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봤다. 설비투자는 상반기 -7.1%, 하반기 -0.2%로 연간 -3.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는 건설자재가격 상승세 둔화, 분양물량 증가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상품수출은 중국, 미국 등 주요국 경기둔화의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면서 증가세가 약화될 전망이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370억달러(약 49조5000억원)로 전망했다. 취업자수는 올해와 내년 각각 74만명, 14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수출 둔화 폭이 점차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해 성장률을 낮췄다"며 "무역수지 악화나 수출둔화가 명확히 보이고 전세계 다른 국가들이 더 빠른 속도로 경제 성장률을 낮추고 있어 하반기로 갈수록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세계 성장률이 낮아지는데 우리만 유아독존으로 높이는 것은 어렵다"며 "다만 내년 성장률 전망도 잠재 성장률보다 높기 때문에 경기침체라고 부르긴 어렵다"고 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세종=안재용 기자 poong@mt.co.kr,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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