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이창용 총재 "물가 정점 앞당겨져도 당분간 금리인상"[문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머니투데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기준금리를 2.5%로 0.25%포인트(p) 인상하면서 앞으로 3개월 동안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국내 소비자물가 정점이 앞당겨진다고 해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내년에도 높은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여전히 긴축 의지를 드러내면서 9월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벌어짐에 따라 나타나는 부작용은 없나

▶오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리면서 한미 금리는 현재 같은 수준에 있지만 다음달 미국에서 금리를 올리게 되면 더 큰 폭으로 역전될거다. 그게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자본유출을 촉진하지 않겠냐는 우려 충분히 이해하지만 자본유출과 환율 움직임이 기계적으로 관계된 건 아니다. 과거의 경우에도 격차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현상 심각하게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격차만으로 우려가 실현될거라고 생각하지 않아는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면 원/달러 추가 상승이나 자본유출의 위험성은?

▶최근 환율이 큰 폭으로 약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다. 쏠림 현상은 없었는지 경제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는 당연히 모니터링 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급격히 올라간 원/달러 환율 배경에는 가장 크게는 금주 잭슨홀에서 있을 제롬 파월연준 의장의 발언, 또 최근 중국 경기 부양 정책 효과, 겨울을 맞은 유럽의 에너지 가격 변화가 어떻게 있을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서 기대가 변동하며 전 세계 메이저 국가들의 환율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 금번 기준금리 결정에 이 내용을 추세로 반영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번 인상으로 현재 올라온 환율을 제어하는 데 도움되는 방향으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한은 입장에서는 현재 환율 수준 자체가 문제라기 보단 이로인한 물가상승압력과 중간재 수입 기업들의 고충 등 국가 경제 영향 미칠 수 있는 가격변수 우려를 걱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환율이 올라가는 현상이 마치 우리나라 외환시장 유동성에 문제가 있거나 1997년이나 2008년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듯 하다. 걱정하는 이유는 충분히 알겠으나 현재는 달러화 강세와 함께 다른 메이저 국가들의 환율과 같이 움직이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IMF(국제통화기금) 150% 기준으로 하면 몇 천억불 모자르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으로 하면 얼마모자르다고 한다. 저 IMF에서 왔다. 우리가 IMF 기준으로 쌓겠다고 하면 IMF에서 찾아와서 쌓지 말라고 할 것이다. 또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상시적으로 갖고 있는 영국이나 유로존도 기본적으로 약세로 돌아섰다. 유동성 문제라든지 신용도 위험이라든지에 대한 대비는 될지 모르지만 현재 상황에서 통화스와프로 환율에 대응하는 건 어렵다. 한국은행은 환율 수준을 타깃팅하는 게 아니라 환율이 시장에 주는 영향을 관리하는 것이다. 위기가 과거와 같은 수준이 아니다.

-앞으로 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는데 그동안 환율이나 연준의 정책기조 변화 있어서 향후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유효한지 궁금하다

▶물가 정점은 지난달 금통위 회의 때 3분기말~4분기초로 말했는데 그 후에 두달정도 유가가 상당폭 하락했다. 그래서 이달 소비자물가 지표가 지난 7월보다 낮게 나올 가능성 크다. 그러나 정점이 7월이고 (그 이후로) 계속 떨어질건지 혹은 추석 등으로 다시 물가가 올라갔다가 정점이 뒤로 갈지에 대해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금으로선 빨라지지 않을까 하는데 불확실성 큰 상황이냐면 오늘 당장 유가가 올라가고 가스 다시 올라가는 현상 벌어지지 않냐. 경제 불확실성 큰 상황이라 일반적 말씀하기 어려워서 7월에 생각했던 것보단 앞으로 당겨질 가능성은 있다. 다만 정점이 지났다는 걸 안정적으로 간다고 생각한다면 곤란하다. 당분간 정점에 이르더라도 물가 수준이 5%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고, 이번에 물가 상승률 전망치 수준을 5.2%로 크게 상향 조정한 이유도 하반기 물가 상승률이 평균적으로 5.9% 정도로 유지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물가 중심으로 한 통화정책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점진적으로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인가

▶지난달에 저희가 생각했던 전망 경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지난번 포워드 가이던스 기조가 유지된 것이다. 성장률을 낮추고 물가 전망을 바꾸면서 지난 5월 전망에 비해선 숫자가 변동돼 (기준금리 인상기조에도) 변화가 있는 것 아닌가 오해할 수 있는데, 7월 발표 때 한은 내부에서 생각했던 숫자와 오늘 숫자는 유사하다. 0.25%포인트씩 올리는 기조 유지한다. 금리가 지난 1년동안 거의 6~7번 올리면서 2% 정도가 올라서 그 영향을 볼 필요가 있고, 또 경기 하방에 대한 불확실성이나 연준 결정 등을 보고 어떻게 갈지 조정하는 게 합리적 결정이라 0.25%포인트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금통위때 지난번에 연말 2.75~3% 시장 기대가 합리적이라고 했는데

▶7월 전망 경로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연말 기준금리 2.75~3% 시장 기대는 합리적이라고 아직도 생각한다. 경기 전망은 전세계 어느방향을 보든지 불확실성이 높다. 불확실성이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 조정하는게 적절하다. 저희들 전망은 전세계 경제에 상대적으로 다른 기관들의 평균치보다 조금 보수적으로 본 전망이다. 그런데 두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첫 번째는 우리 물가가 과연 내년 초반에 5%대를 가다가 연말에는 3% 수준으로 빨리 내려와 줄것이냐는 거다. 지금은 그런 가정 하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 긴장 관계가 유지되더라도 더 악화되지 않고, 유가도 선물 가격이 보여주듯이 내년에는 물가가 3%로 내려올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성장률에는 큰 차이가 없거나 소폭 하락하더라도 물가가 5% 높은 수준이 생각보다 오래 된다면 저희는 물가 우선적으로 잡는게 우리나라 경제 운용에도 도움된다고 본다. 기대 심리가 올라가서 나중에 관리가 어려운 코스트(비용)를 고려하면 물가가 빨리 안정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 운용해 나갈 필요 있다고 본다.

반면에 그보다 훨씬 우리가 예상하지 못하게 우크라 사태가 악화된다든지 선진국 경기, 중국 경기가 둔화돼 저희가 생각하는 성장률 보다 크게 떨어지게 되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걸 재검토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마 연말쯤 되면 베이스 라인으로 갈지 점검하면서 정책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분간은 저희가 생각하고 있느 베이스 라인은 물가가 5% 유지될 거기 때문에 지난번 포워드 가이던스 대로 물가 중심 정책으로 간다.

-국내 물가안정 목표인 2%대로 경제가 연착률하면서도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고 보나

▶연착륙과 관련해선 조윤제 금통위원이 표현을 명확히 했다. 한은은 정부로부터는 독립적이다. 그러나 한은은 연준으로부터 독립적이지 않다. 그래서 한은이 어떤 조치를 한다고 해서 외부 충격에 대응해야 하는 게 더 큰 상황이라서 제가 연착륙을 할 수 있다 없다 말씀드리기 어렵다. 유가, 중국, 미국 경제 문제는 컨트롤할 수 없다. 다만 저희가 생각하는 경로 하에서 외부 충격이 없으면 현 상황이 임금이 올라가고 물가가 오르고 다시 임금이 오르는 그런 상황이다. 금리 인상을 통해 기대 인플레이션을 조절하고 임금, 물가가 못 오르게 해서 경착륙 없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7월엔 중립금리 하단 수준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중반이라고 했다. 통방문에선 기준금리 유지한다는 단어 앞엔 '당분간'이 없다. 당분간이 통상 석달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봐도 되나

▶한은 판단에 2.25%로 봤을 떄 중립금리 하단에 왔다. 지금은 중간 정도다. 중립금리 이상으로 가야 할 것인지는 그쯤 경제상황과 물가상황이 어떨지 봐야한다. 그 전에 상단에 먼저 가 보고 그 때 상황보고 위로 올라갈지는 금통위원이 판단하실 것이다. '당분간'에 대해 약간 애매하게 말한 건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3개월 이후에 대해 말씀드리는 건 아니다 싶어서다. 왜 자꾸 3개월이냐고 하면 우선 9월 연준(정책)을 봐야하고 10월 말~11월 초 중국 전당대회 있으면 중국 리더십 바뀐다. 리더십 바뀌면 미국 유럽 전 세계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이 결정될 거고 유럽이 겨울로 들어가면 가스가격이 어떻게 변하고 인도네시아서 G20 정상회의가 있는데 푸틴과 시진핑도 오고 바이든도 오는데 리더들이 다 모인다면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정치 리스크에 대해 이야기가 있지 않겠나. 이 모든 것이 2~3개월 새 있다. 이런 모든 걸 고려할 때 포워드가이던스가 아무리 커뮤니케이션을 잘해도 6개월 뒤를 얘기하기엔 불확실성이 많다. 그래서 3개월 단위로 움직이며 시장과 소통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상의 것은 원칙적으로 금통위원과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성장보다 물가를 더 중점적으로 봐야하는지 그런 것에 대해 말씀드렸다고 봐 달라.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