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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 조작한 대기업 임원 등 집행유예·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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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 조작한 대기업 임원 등 집행유예·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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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굴뚝에서 배출되는 대기 오염물질 측정 기록을 수 년간 걸쳐 조작한 울산 대기업 2곳과 측정 대행업체 임직원들에게 법원이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했다.

울산지법 형사2단독(판사 박정홍)은 대기환경보전법 위반과 환경분야시험·검사등에관한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울산 대기업 2곳, 대기 측정 대행업체 2곳 임원급과 책임자 등 총 8명에게 6개월~1년 6개월의 징역형, 2~3년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울산지방법원. 뉴시스

울산지방법원. 뉴시스


직책이 상대적으로 낮은 2명에겐 벌금 150만∼300만원을 선고하고, 해당 대기업 2곳에 각각 벌금 5000만원, 측정대행업체 2곳에 벌금 200만원과 500만원을 선고했다.

A업체 환경 담당 임직원 4명은 2016년 10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699차례에 걸쳐 자신들 업체 대기 측정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실제로 먼지 항목 배출농도가 5.62mg/S㎥로 검출됐는데도 측정대행업체 측과 공모해 0.53mg/S㎥ 검출된 것으로 거짓 작성하거나, 염화수소 항목 배출농도가 0.98ppm으로 나왔는데 0.51ppm인 것처럼 속였다.

B 업체 임직원 3명 역시 측정대행업체 측과 짜고, 2016년 1월부터 2019년 9월까지 724회에 걸쳐 황산화물, 먼지 농도를 조작해 기록부에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대기 배출시설에서 측정한 적도 없으면서 측정한 것처럼 수치를 써넣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업체 임직원들은 이를 통해 배출 허용 기준의 30% 이상 배출되는 경우, 부착해야 하는 굴뚝 자동측정기기를 부착하지 않을 수 있었고. 조작된 배출기록부를 담당 공무원에게 제출, 대기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자에 부과되는 배출 부담금도 피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죄는 국민 보건과 환경파괴로 이어지거나 복구가 가능하더라도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들고, 범행 횟수와 기간도 상당해 위반 정도가 무겁다”며 “다만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점, 관련 법률이 개정(2020년 3월)돼 처벌이 강화되기 전에 벌어진 내용인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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