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우려에 동결 예상 깨고 깜짝 인상
2018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에 처음 올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로고 |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가 예상을 깨고 기준 금리를 전격 인상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7일물 역환매 채권(RRP) 금리를 3.5%에서 3.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은행을 상대로 한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도 3%와 4.5%로 각각 0.25%포인트 올렸다.
BI가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18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BI는 기준금리를 6.0%로 올린 뒤 이를 유지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맞으면서 3.5%까지 낮췄었다.
이후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전 세계 물가가 급등하자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가 금리를 대폭 올리며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상대적으로 낮은 물가 상승률을 유지해 그간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의 지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94%를 기록, 다른 아세안 국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금융 시장에서는 이번 달에도 BI가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BI가 금리를 올린 건 물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인도네시아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물가상승률을 유지하는 것은 정부 보조금을 통해 휘발유 가격을 묶어놓은 덕분인데 인도네시아 정부가 조만간 휘발유값을 올리겠다고 예고하자 물가 급등을 우려해 BI가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전 세계적인 고유가 상황에도 보조금을 통해 휘발유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었지만 막대한 보조금으로 부담이 커지자 보조금을 줄이며 휘발유 가격을 올릴 계획이다.
페리 와르지요 BI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하며 "근원 물가 상승을 사전에 차단하고 루피아화 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라디카 라오 DBS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I가 공격적인 금리 정책을 펼치고 있어 연내 0.5%포인트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며 "에너지 보조금이 삭감되면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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