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탓 숙소 제공 꺼려서…당국자 "지원금 갑절로 인상해야"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게 편지를 쓰는 모습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전쟁을 피해 영국에 온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이 살인적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여파로 길가에 나앉는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정부의 난민 문제 책임자인 리처드 해링턴은 이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6개월간의 숙소 제공 기간이 끝나면 현재 피란민을 수용한 가구 중 4분의 1 정도가 떨어져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영국에는 약 2만5천 가구가 우크라이나 피란민 11만5천명에 여분의 방이나 집을 빌려주고 있는데, 이중 상당수가 가스와 전기료 등 물가 상승 때문에 더는 숙소를 내주지 않으려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해링턴은 이런 결과를 피하려면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받아들여 함께 생활하는 국민에게 매월 제공하는 지원금을 갑절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재무부에 관련 지원금을 가구당 월 350파운드(약 550만원)에서 월 700파운드(약 1천100만원)로 인상할 것을 요청했다면서,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이 직업을 구해 월세 등을 스스로 충당하도록 영어교육 예산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21일 "보리스 존슨 총리의 임기 마지막 2주간 업무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재차 강조하고, 생활고 해결 방안을 부각하는 것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영국 재무부 관계자는 "이 사안은 (존슨 총리의 후임이 맡을) 다음 행정부가 다뤄야 할 것"이라고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유럽에서는 에너지 가격을 중심으로 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은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독일로 연결되는 가스관 정비를 위해 가스 공급을 내달 31일부터 내달 3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유럽 천연가스 가격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이 1메가와트시(MWh)당 290유로로 10% 넘게 상승하는 등 영국을 비롯한 유럽 내 에너지 시장 전체가 출렁이기도 했다.
특히 영국 내에서는 전기·가스 요금을 중심으로 생활비가 치솟자 끼니를 건너뛰는 가구가 속출하는 가운데, 내년 물가 상승률이 18%를 넘겨 50여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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