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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몬스터’라는 별명은 수비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도 유효하다.
나폴리 센터백 김민재(26)는 22일 이탈리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에서 열린 몬차와의 2022~2023 이탈리아 세리에A 2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추가시간 쐐기골을 터뜨리며 팀 4-0 대승에 기여했다.
김민재는 3-0으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피오트르 지엘린스키가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강력한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압도적 높이로 수비를 제압했고, 공격수 못지 않은 부드러운 헤더로 득점에 성공했다.
김민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데뷔 두 경기 만에 데뷔골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한 것. 마침 나폴리의 홈 구장에서 치른 데뷔전이었다. 김민재에게는 여러모로 의미가 큰 골이었다.
김민재는 안정환(페루자), 이승우(엘라스 베로나)에 이어 세리에A에서 골을 넣은 세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공격수인 앞의 두 선수와 달리 김민재는 수비수, 그것도 공격 가담률이 적은 센터백이다. 김민재는 한국 센터백 최초로 세리에A에서 득점한 선수로 기록됐다.
한국 센터백으로 유럽 빅리그에서 골을 넣은 최초의 선수는 홍정호다.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 소속이었던 홍정호는 2015~2016시즌 두 골을 넣은 경험이 있다. 김민재는 홍정호의 뒤를 이어 빅리그에 진출했고, 빠르게 골까지 터뜨리며 빅리그에서 홍정호 이상의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적응이라는 단어가 필요 없을 정도로 김민재는 빠르게 리그와 팀에 녹아드는 모양새다. 이날도 공수에 걸쳐 눈부셨다. 골만 넣은 게 아니라 수비도 완벽했다. 수비의 핵심 김민재는 90분 내내 영리하면서도 안정감 넘치는 플레이로 나폴리의 후방을 지켰다. 태클 2회, 인터셉트 1회, 클리어링 5회로 무결점 수비를 펼쳤다. 패스성공률도 93%로 높았다.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김민재에게 팀에서 세 번째로 높은 평점 7.8을 부여했다. 2도움을 기록한 지엘린스키와 2골을 넣은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의 뒤를 잇는 점수였다.
이탈리아는 수비로 유명한 나라다. ‘카테나치오(빗장수비)’라 불리며 수비의 정수를 펼치는 축구로 정평이 나 있다. 세리에A에도 거친 공격수, 수비수들이 즐비하다. 그런 무대에서 동양인인 김민재는 시즌 초반부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1996년생으로 20대 중반을 보내는 김민재의 잠재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할 정도다.
김민재는 나폴리 수비를 대표했던 세네갈 출신 센터백 칼리두 쿨리발리의 공백을 무난하게 채운다는 평가다. 쿨리발리는 2014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나폴리를 상징하는 수비수로 활약하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첼시로 이적했다. 나폴리에서 가장 큰 신뢰를 받았던 선수가 이탈했는데 그 대체자가 바로 김민재였다.
터키와 이탈리아의 수준 차이는 크기 때문에 일각에선 김민재가 쿨리발리의 빈 자리를 메우기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지만 기우였다. ‘몬스터’ 김민재는 쿨리발리를 생각나지 않게 하는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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