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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원전 테러·드론 공격’ 실전처럼 대비… 한미 야외훈련 4년만에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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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까지 ‘을지 자유의 방패’

尹대통령 “실전같은 연습만이 국민생명과 안보 지킬수 있어”

한미 양국이 22일 야외 실기동 및 지휘소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을지 프리덤 실드·UFS)’를 개시했다. 내달 1일까지 9일간 실시하는 이번 훈련에선 대량 파괴 무기 제거 등 13개 분야의 대대급 한미 연합 야외 훈련이 단기간 내에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다. 정부는 이와 연계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주요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전국 단위 비상 대비 훈련인 을지연습에 돌입했다. 2018년 이후 일부 대대급 훈련으로 축소됐던 한미 야외 기동 훈련이 사실상 정상화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을지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오늘날 전쟁은 과거와는 판이하게 양상이 다르다”며 “변화하는 전쟁 양상에 맞춰 우리 정부의 비상 대비 태세를 새롭게 정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가 기간 정보 통신 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비롯해 항만·공항·원전과 같은 핵심 산업 기반,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산업 시설, 그리고 주요 원자재 공급망에 대해서도 공격이 이뤄지고 우리의 전쟁 수행 능력에 대한 타격과 무력화를 시도할 것이 분명하다”면서 “실전과 똑같은 연습만이 국민 생명과 국가 안보를 굳건하게 지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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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을지훈련’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행정안전부가 민방위복을 바꾸려고 마련한 시제품 5종 중 청록색 옷을 입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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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은 북한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면서 “이번 훈련은 2018년 이후 축소 또는 중단됐던 야외 기동 훈련을 정상화한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민주노총이 UFS를 ‘전쟁 연습 훈련’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대단히 우려스럽다”며 “국민과 국가의 안전을 외면한 편협한 안보 인식을 바탕으로 한 시위는 더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

한미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야외 기동 훈련을 동시다발로 진행하는 것은 2018년 이후 연대급 이상 한미 실기동 훈련이 전부 없어진 것을 감안한 것이다. 군 소식통은 “연대급 이상 한미 연합훈련은 미군 준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년쯤 정상화할 것”이라며 “올해는 13개 분야 대대급 실전 훈련을 통해 연대급 못지않은 실전 호흡을 회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미·북 싱가포르 회담 이후 3대 연합훈련이었던 키리졸브(KR)와 독수리훈련(FE),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을 사실상 모두 중단했다. 훈련을 하더라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기반한 지휘소 연습(CPX)에 그쳐 “한미 연합훈련이 컴퓨터 게임이 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 병력을 동원하는 야외 훈련의 경우 대대급 이하로 축소해 “군 실전 능력 저하” “북한 눈치 보기” 논란을 빚었다. 이번에 한미가 야외 훈련을 동시다발로 실시하는 것은 4년간 맞춰보지 못한 한미 연합군의 실전 능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을지연습에 맞춰 녹색 민방위복을 입고 국무회의도 주재했다. 이 녹색 민방위복은 행안부가 17년 만에 민방위복을 개편하기 위해 마련한 5개 색상 시제품 중 하나다. 행안부는 이번 을지연습에서 시제품을 적용한 뒤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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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합훈련이 시작된 22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의 한 육군 기갑 훈련장에서 K-1 시리즈 전차를 운용하는 장병들이 전차를 정비하고 있다. 2022.8.2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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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실시하는 13개 분야는 여단급인 과학화 전투(KCTC) 훈련을 비롯, 공격 헬기 사격, 대량 파괴 무기 제거, 교량 구축, 폭발물 처리, 전방 무장 및 연료 재보급, 합동 화력 운용, 특수전 교환, 해상 초계 작전 등이다. UFS에는 사제 폭탄으로 원전(原電) 공격, 반도체 공장 화재 진압, 은행 전산망 마비 등 유사시 국가 총력전 수행에 대비한 훈련들이 대폭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 테러 대응, 민간·군 시설 드론 공격 대응, 지하철역 등 다중 이용 시설 피해 복구 등에 대한 훈련도 실시된다. 국가 총력전은 국가의 모든 자원과 수단을 총동원해 싸우는 것이다. 이번 연습에선 북한 공격에 대한 격퇴는 물론 반격 작전까지 실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GPS(인공위성 위치정보) 교란 사태에 대응한 훈련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GPS 교란은 2010년 이후 간헐적으로 시도돼 국내 위치정보서비스와 선박 운항에 영향을 주고 있다.

국가 총력전 훈련 실시는 최근 장기전 양상을 보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북한의 비대칭 위협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발하면 국가 총력전과 SNS 여론전·심리전 등을 활용한 하이브리드 전쟁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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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후반기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가 시작한 22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 캠프 험프리스에서 헬기가 비행을 하고 있다. 한미 양국 군은 지난 16~19일 나흘 간 이번 UFS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연습을 실시한 데 이어 22일부터 내달 1일까지 UFS 본연습을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한다. 2022.8.2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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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은 유사시 북한의 제1 타격 목표로 특수부대가 점령을 시도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반도체 공장은 문제가 생기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공급망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북한이나 테러 집단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삼성·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공장의 안전에 대해선 반도체 공급망을 경제 안보로 다루는 바이든 행정부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이날부터 5일간 진행되는 1부 연습에서는 전시 체제 전환, 북한의 공격 격퇴 및 수도권 방어에 집중한다. 이후 4일간 이어지는 2부 연습에서는 수도권 안전 확보를 위한 역공격 및 반격 작전(휴전선 이북 북진)에 관한 군사 연습을 각각 실시할 예정이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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