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아내와 T1 유니폼 입고 '인증샷'
'불펜 전문' 우려 잠재우고 팀 내 이닝 1위 질주
e스포츠팀 T1 유니폼을 입고 즐거워하는 두산 스탁(왼쪽)과 아내 |
(서울=연합뉴스) 유지호 이대호 기자 =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로버트 스탁(33)은 지난달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에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올스타전은 비록 출전하지 못했지만,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LoL·롤)' 경기를 직접 관람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SNS에 역대 리그오브레전드 최고의 프로 게이머로 손꼽히는 T1의 "페이커가 경기하는 걸 직접 보는 꿈이 드디어 이뤄졌다"고 감격을 숨기지 못했다.
게임을 즐기는 야구 선수 가운데 상당수는 리그오브레전드의 열렬한 팬이다.
그중에서도 스탁은 최상위 등급인 '다이아몬드'를 자랑한다.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스탁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2015년부터 아내와 함께 리그오브레전드를 즐기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뛰고 있으니 경기를 직접 보러 갈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라고 말했다.
스탁이 경기를 직접 보는 모습은 당시 e스포츠 중계 카메라에 잡혔고, 스탁의 사연을 접한 T1 팀은 그와 아내에게 유니폼을 선물했다.
T1 최고경영자(CEO)인 조 마시는 SNS에 "언제든 사옥은 열려 있으니 방문해달라"고 정식으로 초대하기까지 했다.
스탁은 "역시 한국은 리그오브레전드의 고향"이라고 감동했다.
최근 스탁이 가장 기대하는 건 출산이 임박한 첫 아이다.
그는 "(예정일이) 몇 주 남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무척 건강하다"면서 "우리의 첫 아이라 더욱 기쁜 마음으로 아이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한국 생활을 진심으로 즐기는 스탁은 마운드에서도 제 몫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공 던지는 두산 선발 스탁 |
22경기에 선발 등판해 130⅔이닝을 소화했고, 9승 6패 평균자책점 3.03으로 두산 선발 마운드를 지킨다.
스탁은 메이저리그 통산 4시즌 동안 출전한 55경기에서 선발 등판은 단 3경기뿐이었다.
그 3경기 모두 2021시즌이었는데, 도합 9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마이너리그에서조차 가장 많이 던진 게 한 시즌 70이닝 안팎일 정도라 KBO리그에서 선발로 활약할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붙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스탁은 두산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기량으로 우려를 잠재웠다.
그는 "시즌 내내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KBO리그 입성 이후 5월까지 5승 2패 평균자책점 2.31로 순항하던 스탁은 6월 5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4.76으로 흔들렸다.
스탁은 "선발 투수로 처음 풀 시즌을 치르는데, 몇몇 팀들이 내 투구 버릇을 파악했다"면서 "내가 초구로 뭘 던지든 자신 있게 스윙하더라. 슬라이더든, 속구든, 체인지업이든 전혀 속지 않더라"고 털어놨다.
마운드에서 글러브 위치에 따라 자기도 모르게 던질 볼 종류를 미리 노출했다는 의미다.
이를 파악한 스탁은 재빨리 새로운 버릇을 만들어 예전의 나쁜 버릇을 덮어 버렸다.
스탁은 "모든 투구마다 손과 글러브를 흔드는 게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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