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5언더파 공동 2위
"샷은 우승하고도 남아요"…비거리·체력 남달라
그린에 오르면서 경사를 살피는 고지우. |
(정선=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 고지우(20)는 시즌 개막전부터 3개 대회 연속 컷 통과에 실패했다.
4번째 대회 만에 컷을 통과했지만, 순위는 공동 33위로 내세울 만한 성적이 아니었다.
롯데 오픈에서 4위로 반짝했던 고지우는 또 평범한 성적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존재감이 없던 고지우였지만 최근 신인왕 경쟁에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했다.
하반기 첫 대회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8위에 이어 대유위니아 · MBN 여자오픈 6위로 2주 연속 톱10 입상을 신고한 고지우는 신인왕 레이스 4위로 뛰어올랐다.
상금랭킹은 31위(1억6천584만원)에 자리 잡았다. 다음 시즌 시드 확보는 안정권이다.
중계방송 화면에 잡히는 빈도도 부쩍 높아졌다.
고지우는 하반기 세 번째 대회인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첫날인 18일 5언더파를 때려 1타차 공동 2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3개 대회 연속 톱10 입상에 확실한 발판을 마련한 고지우는 2라운드를 앞두고 "톱10 입상으로는 만족 못 한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고지우는 "프로 선수라면 우승을 목표로 뛰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컷 통과나 톱10 입상을 목표로 경기한 적은 없다. 목표는 언제나 우승"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딱 생각한 만큼 이루는 것 같다. 컷 통과나 톱10 입상을 목표로 하면 거기에 만족해버린다"면서 "그래서 목표를 크게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지우의 강점은 자신감이다.
고지우는 "샷으로는 우승하고도 남는다"고 자평한다.
다만 아직 KLPGA투어에서 경험 부족에 발목이 잡혔다는 게 고지우의 자기 진단이다.
"꼭 중요한 순간에 우승 경쟁에 뛰어들 기회를 놓친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고지우는 "그런데 적지 않은 실패를 통해 어떻게 하면 실패하지 않는지를 배웠다. 이제는 우승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언제든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근거'를 묻자 "10년 동안 한눈팔지 않고 골프에만 매달렸다. 이만큼 열심히 했다면 우승할 자격을 갖췄다고 나를 믿는다"고 답했다.
고지우는 지독한 연습 벌레다. 취미도 없다. 오로지 골프만 생각하고 골프에만 전념한다.
시즌 중에는 보통 화요일이나 수요일 공식 연습, 수요일이나 목요일 프로암 등으로 일주일에 이틀 또는 하루 반 정도 짬이 나는데 골프 연습과 체력 훈련 말고는 하는 게 없다고 한다.
고지우의 아이언샷. |
고지우가 가진 자신감의 또 다른 근거는 정확하고 강력한 샷이다.
고지우는 큰 체격은 아니지만, 장타 순위 9위(평균 249.야드)에 올라 있을 만큼 멀리 친다.
고지우는 "어릴 때부터 힘이 셌다. 지금도 힘은 누구한테도 안 밀린다"면서 "어릴 때는 남자아이들과 팔씨름을 해서 진 적이 없었다"고 자랑했다.
아이언도 꽤 정확하게 치는 편이다. 그린 적중률이 30위(74.07%)인데 시즌 초반에 헤맬 때 60%를 기록한 바람에 평균을 많이 깎아 먹었다.
고지우가 내세우는 세 번째 강점은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이다.
"하반기로 넘어오면서 다들 힘들다고 하는데 하나도 힘든 줄 모르겠다"는 고지우는 1라운드가 끝나고도 연습장에서 2시간 넘게 땀을 흘렸다.
합기도와 공수도 유단자인 고지우는 "힘과 체력만큼은 누구한테도 안 진다"며 웃었다.
고지우가 얼마나 우승에 '진심'인지 "신인왕 타이틀보다는 우승이 먼저"라는 태도다.
"신인왕 타이틀을 따면 좋겠다. 포기하지 않겠다"면서도 "신인왕은 우승하면 따라오지 않을까 한다. 그런데 만약 우승했는데 신인왕을 못 탄다면 받아들이겠다"고 웃음을 지었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대놓고 밝히고, 우승을 향해 돌진하는 신인 고지우의 패기가 어떤 열매를 맺을지 궁금하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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