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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청년 없고 중년·외국인만···조선업 근로자 평균연령 50세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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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이중구조 깨자] ■원·하청 구조 방치에 인력난 가중

조선업 산재 사망, 하청이 77%

저임금·위험한 일에 청년 기피

고령화 속 숙련공 부족 악순환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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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위험한 일은 전부 하청이 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지난달 발표된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 긴급 인권 보고서’에 공개된 조선업 하청의 실상이다. 1990년 전체 20% 수준이던 사내 하청 근로자는 12년 만에 50%로 급증했다. 장기 불황을 겪은 조선업은 저가 수주를 위해 원가 절감에 나섰고 인건비가 원청 근로자보다 저렴한 하청 근로자를 적극 고용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원청 밑에 사내 하청, 사내 하청 아래 물량팀(1차 하청 업체 단기 재하도급)이 만들어지고 일당공을 두는 다단계 하청 구조가 완성됐다.

다단계 하청으로 도급비 후려치기가 이뤄지면서 저임금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된 결과 조선업 고용 시장은 최악의 인력난에 봉착했다. 2015년 13만여 명에 달하던 조선업 하청 업체 근로자는 2020년 절반도 안 되는 5만여 명으로 급감했다. 조선업 현장의 ‘청년 실종’ 현상은 원·하청 이중구조를 방치해 나타난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청년들은 임금이 낮고 위험한 작업 현장에 취업하려 하지 않는다. 현재 원·하청 구조가 그대로 방치될 경우 조선업의 인력난을 가중하는 악순환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조선업의 고령화 속도는 다른 산업에 비해 훨씬 빠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조선업 평균연령은 이미 45.2세다. 전체 근로자 연령 평균인 43.4세를 웃돈다. 노동계에서는 조선업의 현장 상황을 볼 때 평균 근로자 연령을 50세 가까이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조선업의 인력난은 저임금과 고위험을 해소하지 못한 다단계 하청 중심 산업이 겪는 공통적인 문제다. 고용부 조사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조선업 산업재해 사망 근로자 가운데 협력 업체 근로자는 약 77%에 달했다. 하청 업체는 안전 관리능력이 원청 업체보다 크게 떨어진다. 원청도 하청의 안전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지만 현실에서는 제대로 작동하는 경우가 드물다. 2017년 발생한 STX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크레인 충돌 사고에서 당시 조사위원회는 원청이 사내 하청 근로자의 동시 투입 작업을 유도한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 투입 작업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원청이 하지 말아야 할 대표적인 작업 지시로 꼽힌다. 위험한 하청 공정이 현장에서 아직 근절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조선업은 수주산업이라 정부의 현장 안전 감독도 다른 업종에 비해 어렵다. 배를 건조할 때마다 인력, 생산 방식이 모두 바뀌기 때문에 이전 감독이 소용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구조적으로 저임금이 만연한 점, 공정 단축 압박, 근로자 간 치열한 일감 경쟁도 안전사고의 원인이다. 하청 실태 보고서는 “물량팀은 짧은 기간 높은 강도의 노동으로 임금을 받기 때문에 작업 과정에서 안전을 중시하기 어렵다”며 “사고를 당해도 산재를 신청하면 사측에 불이익을 받을 게 두려워 숨기는 하청·외국인 근로자도 많다”고 지적했다.

세종=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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