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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故 마허 교수, 롯데팬들이 마지막까지 함께한다…빈소부터 장지까지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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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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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사직, 고봉준 기자] 사직구장에는 이틀 내리 비가 내렸다. 빈소에는 고인을 사랑하던 팬들의 슬픔이 진하게 묻어났다.

캐리 마허 전 영산대 교수가 롯데 자이언츠를 사랑하는 팬들의 애도 속에서 편히 잠들었다. 지난해 1월 발병한 다발성 골수증으로 최근까지 투병하다가 코로나19 확진으로 병세가 악화했던 마허 교수는 16일 눈을 감았다.

고인은 롯데야구를 상징하는 열혈팬이었다. 1954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태어난 마허 교수는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아버지를 따라 2008년 한국으로 건너왔고, 부산 소재의 영산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자연스럽게 롯데야구를 접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이끌던 당시 롯데를 응원하면서 열혈팬이 된 마허 교수는 이후 언제나 사직구장을 지키며 롯데의 든든한 기둥이 됐다. 또, 원정경기도 마다하지 않고 따라다니면서 ‘롯데 할아버지’라는 별명을 얻었다.

마허 교수는 다발성 골수증 진단을 받은 뒤에도 사직구장을 자주 찾아 롯데를 응원했다. 고인을 상징하는 흰색 수염과 사람 좋은 웃음으로 언제나 팬들을 반겼다.

이렇게 롯데가 전부와도 같았던 마허 교수를 향한 팬들의 애틋함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도 잘 드러났다. 빈소가 마련된 17일 아시아드장례식장에는 고인과 인연이 깊은 지인들이 하나둘 챙겨온 유니폼과 응원도구가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고, 고인의 인터뷰가 실린 신문 기사도 영정 곁을 지켰다. 또, 고인의 바람대로 롯데 응원가가 자그마한 소리로 빈소를 메우고 있었다.

빈소에서 만난 한 지인은 “고인의 가족이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어서 당장 한국으로 들어오기가 어렵다. 그래서 마허 교수님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롯데팬들이 빈소를 지키기로 했다. 발인은 물론 장지 운구까지 함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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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고인과 추억이 많은 야구인들도 추모의 뜻을 전했다. 이대호는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마허 교수님의 롯데를 위한 마음을 항상 간직하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고, 롯데를 떠나 NC 다이노스에서 뛰고 있는 손아섭도 “제게 보내주신 사랑과 응원을 잊지 않겠다”고 추모했다.

고인의 장례를 책임지기로 한 롯데 구단도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추모의 시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경기 전 묵념을 통해 고인을 애도한다.

이처럼 많은 이들의 슬픔 속에서 편히 잠든 마허 교수. 누구보다 롯데를 사랑했던 고인을 태운 운구차는 20일 깊은 추억이 깃든 사직구장을 들른 뒤 장지로 이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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