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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최근 미국에서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인 틱톡 등을 통해 자동차를 훔치는 범죄 놀이, 일명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도난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미국 경찰 등에 따르면 일리노이, 워싱턴, 오리건, 코네티컷, 미시간, 위스콘신, 루이지애나, 텍사스, 플로리다 등 거의 전 지역에서 현대와 기아 승용차의 도난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일리노이주 최대 도시 시카고를 관할하는 쿡 카운티 보안관실은 지난달 1일부터 1개월 반 만에 접수된 현대, 기아 차량 도난 신고가 642건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도난 건수인 74건에 비교했을 때 약 9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시애틀 경찰은 지난달에만 2014∼2021년형 기아 차량 36대가 도난당했다고 밝혔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도 올해 도난당한 현대차와 기아차 수가 각각 268대, 432대에 이른다고 밝혔다. 코네티컷주 셸턴 경찰은 지난 13일 이후 도난 신고가 접수된 차량 6대 모두가 현대와 기아차였다고 밝혔다. 이스트 윈저 관할 경찰은 SNS로 현대·기아차 도난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이는 최근 틱톡에서 ‘기아 보이즈(KIA Boyz)’라는 이름의 차량 절도범들이 현대차와 기아차를 훔치는 장면을 보여주는 영상이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절도범들은 자신들의 틱톡에 어떻게 자동차를 훔칠 수 있는지 알려주며 범죄를 부추기고, 실제 훔친 차량을 타고 곡예 운전을 하는 등 일명 ‘챌린지’영상을 퍼뜨리고 있다.
이 범죄 놀이는 현대차와 기아차 중에서도 도난 방지 장치인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차량을 노린다. 엔진 이모빌라이저는 자동차 키 손잡이 등에 특수암호가 내장된 칩을 넣은 것으로, 암호와 일치하는 코드를 가진 신호가 잡히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경찰은 절도범들이 이모빌라이저 기능을 탑재하지 않은 2021년 11월 이전 현대·기아차종만을 골라 훔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자동차 키홀 주변의 플라스틱 커버를 뜯어낸 후 충전용 USB와 드라이버를 사용해 시동을 걸고 차량을 훔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다수 지역언론 역시 이 ‘틱톡 절도 챌린지’로 인해 각 지역의 현대차와 기아차 절도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차량을 도난당한 차주들의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 차주들은 차량 도난의 원인이 현대차와 기아차의 설계 결함이라며 위스콘신, 오하이오, 미주리, 캔자스 법원 등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현대·기아차 미국판매법인은 당국과 협력해 차주들에게 핸들 잠금장치를 지원하고, 도난을 방지하는 보안 키트를 개발해 제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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