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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문화재에서 유산으로 관리체계 혁신…'우영우 팽나무'도 보호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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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관리체계 대변화 예고, 비지정 문화재까지 보호대상 확장

창원 팽나무·갯벌 등 체계적 관리…생산유발효과·일자리 증대 기대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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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문화재청 핵심 과제는 문화재 관리 체계 혁신이다. 법체계를 정비하고 관련 제도를 개편해 미래지향적 국가유산 체제로 전환하려 한다. ‘문화재(文化財)’ 명칭부터 ‘유산(遺産)’으로 바꾼다. 예컨대 무형문화재는 무형유산, 민속문화재는 민속유산으로 대체한다. 국보, 보물, 천연기념물, 명승은 그대로 유지하되 국제기준인 유네스코 체계에 맞춰 국가유산으로 통칭한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지정문화재 중심의 보호제도를 비지정문화재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보호 체계로 확대해 사라져가는 비지정 역사문화자원을 보호·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각지대에 방치된 비지정 역사문화자원은 적지 않다.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배경으로 등장해 유명해진 창원 북부리 팽나무도 그중 하나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지 않아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보호·정비사업, 편의시설 개선 등의 관리를 받을 수 없었다.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갯벌’도 비지정문화재인 탓에 보호 체계 수립에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 11일 국가유산 체제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주최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배현진 의원은 "새롭게 도입될 국가유산체제에서는 비지정문화재도 미래 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의 보호를 받게 된다"라며 "유네스코 기준에 부합한 분류체계를 통해 효율적인 국가유산 관리가 가능해진다"라고 설명했다.

기대되는 효과는 두 가지 더 있다. 조일형 한국문화재정책연구원은 토론회에서 ‘국가유산 체제 도입에 따른 정책효과 분석’을 발표했다. 국민인식 조사와 산업연관분석을 통해 경제·사회적 기대 효과를 도출한 보고서다. 이에 따르면 국가유산 체제 도입은 추가 재원 없이도 경제적 효율성이 개선됐다. (문화·여행 관련 서비스) 생산유발계수는 약 3.09%(638억5000만원), 부가가치유발계수는 약 3.69%(390억6000만원), 취업유발계수는 약 2.42%(520명) 각각 증대된다고 조사됐다.

추가적인 재원 투입 효과분은 134억5000만원(1인당 315원)으로 가정해 계산했다. 그 결과 생산유발효과는 231억6000만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118억7000만원, 취업유발효과는 240명으로 나타났다. 조 연구원은 "국가유산 체제 도입으로 각각 최대 870억원, 509억원, 760명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라며 "정책 자원이 일정하게 증대된다고 가정하면 향후 5년간 효과는 각각 최대 3503억원, 2120억원, 2905명으로 나타난다"라고 설명했다.

산업연관표를 활용해 사업별 계수를 적용한 경제적 편익 규모도 못지않았다. 국가유산의 보존·전승 확장과 향유·활용 확대, 세계화 등에 따라 향후 5년간 생산유발효과가 4151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가 1938억원, 취업유발효과가 2702명으로 조사됐다.

범위 확장이나 기능 강화가 예상되는 사업으로는 황룡사지·미륵사지 디지털 복원, 팔만대장경 디지털 데이터베이스 구축, 국가유산 주변 규제지역 주민 지원, 탐라역사문화센터 설립, 국립조선왕조실록전시관 설립, 지역문화재 활용사업, 교육프로그램 인증제, 세계유산 등재 확대, 세계유산 총회 유치 등이 손꼽혔다. 조 연구원은 "문화재에서 유산으로 정책 패러다임이 바뀌고 문화유산, 무형유산, 자연유산 영역의 보존·관리·활용 정책이 확대된다면 향후 국내 산업 전반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적 효과는 크게 문화향유 기회 확대, 국민 편의 증진, 지역상생 발전 촉진, 국가 위상·정체성 강화로 나눠서 파악했다. 지난달 20~24일 만 19~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모은 결과 각각의 평균값(5.0점 만점)이 3.65, 3.51, 3.75, 3.88로 나타났다. 조 연구원은 "모든 항목의 수치가 중간값인 3.0보다 높다"라며 "향후 국가유산 체제가 도입·운영되고 국민의 체감 수준이 향상된다면 긍정적 효과 인식이 더욱 증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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