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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부채비율 6544%… 아시아나항공, 흑자에도 재무구조는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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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이 올해 상반기에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도, 부채비율이 6544%를 기록하며 재무구조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환율 급등에 따른 영업 외 비용 증가로 결손금이 누적되면서 자본총계가 반년 사이 반토막이 난 결과다. 연말 인수를 목표로 하는 대한항공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연결 기준)은 6544%로 집계됐다. 작년 말 2411%였던 부채비율이 반년 사이 4133.9%포인트(P) 올랐다. 이는 상반기 부채총계가 8350억원 가량 늘어난 가운데 자본총계가 5210억원에서 2047억원으로 약 60% 줄었기 때문이다.

조선비즈

그래픽=이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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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가 악화된 근본적인 배경에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급격히 오른 데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외화 부채는 4조8664억원에 달한다. 외화 자산보다 외화 부채가 많은 탓에 환율이 10% 증가할 때마다 3586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전체 보유 항공기 82대 가운데 51대(64%)를 리스(임대)해 운용하고 있는데, 비용을 대부분 달러로 지급하고 있어 환율 상승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에 1395억원의 흑자를 달성했지만, 영업 외 손실에서 3788억원이 발생해 212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 외 손실의 대부분은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손실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상승에 따른 영업 외 손실로 연초 9817억원이었던 결손금 규모는 반년 사이 23% 증가한 1조2000억원까지 증가했고, 이것이 자본총계를 깎아 먹고 부채비율이 오르는 원인이 됐다. 여기에 상반기 말 기준 비지배지분을 제외한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잠식률도 26%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은 본업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선과 국제선 여객 사업 매출 모두 작년 동기 대비 50% 안팎 증가했고, 국제 화물 사업 역시 매출이 16% 증가했다. 본업에서 흑자를 기록해도 재무구조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대한항공에 인수돼 사업을 구조 조정하고 부실을 털어내는 게 유일한 탈출구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영국, 호주 등 6개국의 기업 결합 심사가 길어지고 있어 아시아나항공의 부실이 커지면 대한항공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여객 사업이 회복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라면서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부실을 떠안을 경우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 최대한 빨리 인수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연말까지 해외 경쟁 당국의 기업 결합 승인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우영 기자(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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