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들, 탈레반 깃발 내걸고 "독립 만세" 외치기도
탈레반 재집권 1주년을 기념하는 지지자들 |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1년전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재집권 1주년을 기념해 15일을 공휴일로 선포했다.
톨로뉴스 등 아프간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아프간 정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15일은 아프간의 지하드가 미국의 점령에 맞서 승리한 지 1주년이 되는 날"이라며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8월 15일을 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날은 거짓에 대한 진실의 승리이자 아프간의 구원과 자유의 날"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 15일 탈레반은 아프간 수도 카불에 입성한 뒤 아프간 정부로부터 권력을 이양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탈레반 지지자들은 탈레반 재집권 1주년을 맞아 수도 카불에서 공항으로 가는 길가의 가로등과 시내 중심가인 마수드 광장에 탈레반을 상징하는 하얀색 깃발을 내걸었다. 마수드 광장은 폐쇄된 미국 대사관 인근이다.
또 일부 지지자들은 광장에 모여 "독립 만세, 이슬람 에미리트(탈레반 정부 국호) 만세"를 외쳤으며, 하늘을 향해 총을 쏘는 이들도 있었다.
다만 탈레반 정부는 이날을 기념해 특별한 행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탈레반 지지자들은 탈레반의 재집권을 환영하고 있지만 지난 1년 사이 아프간은 최악의 상황을 보냈다.
아프간 정부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해외 원조가 대부분 끊겼고, 90억 달러(약 11조7천억원)가 넘는 아프간 전 정부의 해외 자산도 동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뭄과 지진 등 자연재해까지 이어지며 아프간 경제는 악화하고 있다.
아프간 현지 매체에 따르면 경제난으로 지난 1년간 아프간 내 사립학교 400여 곳이 문을 닫았다.
또 유엔에 따르면 아프간 인구 4천만명 가운데 2천300만명(58%)이 '극심한 기아'에 직면한 상태다.
인권 문제도 심각하다. 특히 여성 인권은 최악의 상황이다.
여성은 남성 보호자 없이는 장거리 여행도 할 수 없게 됐고, 얼굴을 모두 가리는 의상 착용도 의무화했다.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등교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지만,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시위하는 여성을 해산하기 위해 경고 사격을 하기도 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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