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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천+2연전, 더 중요해진 KBO리그 상대성 [MK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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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 듯한 염천(炎天)의 날씨와 태풍, 그리고 2연전으로 KBO리그 상대성의 중요도가 더 높아진다.

8월 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요즘 KBO리그 현장을 취재하다 보면 땀에 젖은 구성원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 무더위에 가장 지치는 건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일 터. 경기 전후로 만나는 선수들의 얼굴과 몸에도 고단함이 가득하다.

거기다 13일부터는 ‘지옥의 2연전’이라고도 불리는 혹독한 일정이 시작된다. 일주일간 각 3개 팀을 상대하는 일정. 상황에 따라선 전국을 누비는 원정 버스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게 된다. 피로도가 더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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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는 후반기 6승 1무 7패(0.462)의 성적을 기록하며 공포의 고춧가루 부대로 거듭나고 있다. 반면에 상위권 팀들은 2연전 시작 이후 한화를 비롯해 하위권으로 처진 팀들을 제물 삼으려는 전략을 짜는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경험적으로, 그리고 필연적으로 2연전의 시작은, 각 구단의 확실한 노선 변화가 이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잔여 일정이 많이 남지 않았기에 각 팀들은 지친 몸에 채찍질해 마치 레이스의 7부 능선을 넘은 것처럼 전력질주를 하곤 한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오는 시기, 자칫 분위기 마저 떨어지면 다시 팀을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다. 과거에도 무더위 이후 시즌을 잘 치렀던 팀들이 갑자기 레이스에서 이탈하거나, 혹은 얇은 뎁스의 한계를 드러내며 상위 전력 팀들의 제물이 되는 사례가 빈번했다.

그렇기에 더욱 잔여 시즌 각 팀 간의 상대성이 중요해진다. 부담이 가중되는 일정에 경기 취소 등 변수도 많은데, 완전히 순위가 가려진 건 아니다. 모두가 전력을 다하는 때다.

결국 가을야구에 계속 도전하는 팀들은 그간 강세를 보였던 팀, 하위권 팀, 경쟁 팀 등을 상대로 표적 선발이나 주전 전원 투입 등으로 승리 확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된다. 거기에 태풍과 계절 시기 장마 등으로 취소 경기가 잦아지면 특정 선택은 더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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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체력적으로 지쳐가는 팀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자칫 상대적으로 강했던 팀들에게 연패를 당하거나 순위 경쟁팀에게 패배를 하는 건 1패 이상으로 치명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이런 노선 변화에 대해 과거 여러 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었던 모 감독은 “2연전 시작 이후 하위권 팀에게 1패라도 하거나, 비슷한 순위에서 경쟁 중인 팀에 2패를 당하는 건 전반기 1패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욕을 먹으니까 미디어엔 ‘표적선발’이라고 말하지 않지만 무조건 승리 확률이 높은 쪽으로 로테이션을 짠다. 외국인 선발과 국내 에이스를 다 쏟아부었었다”며 솔직한 내심을 전했다.

자칫 표적이 된 팀에게 자존심에 상처를 줄 수 있고, 그 팀의 팬들에게도 무례하고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기에 공식적으로 이를 인정하는 감독들은 거의 없지만 공공연히 일어날 일이다. 특히 하위권에 처져있거나 현재 전력이 떨어진 팀은 자연스레 타 팀의 공공 1순위 제물 목표가 된다.

거의 고정적으로 가을야구를 했던 모 팀의 한 베테랑 선수는 “2연전 시작하고 나서 전반기 잘 잡았던 팀에게 1패라도 하면 마치 스윕을 당한 기분”이라며 “또 바로 아래위로 붙어 있는 팀과의 경기는 ‘죽자 사자’ 전력으로 하게 된다. 분위기를 한 번 내주면 끝까지 말린다. 뒤집을 기회도 많지 않다”며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경기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요컨대, 이제는 긴 페넌트레이스 일정의 많은 상황을 대비하고 가정하며 매 경기에 평균적인 전력을 쏟을 때가 아니라, 잡을 팀은 확실히 잡는 게 더 중요한 때라는 게 현장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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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초가을까지 이어지는 태풍과 장마 등에 의한 우천 취소도 잔여 시즌 중요한 변수다. 사진=김재현 기자


반대로 하위권에 처진 팀의 입장에선 이젠 더 잃을 게 없다. 위로 올라가는 것만 남았기에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쏟아붓고 보여주는 것밖엔 선택지가 따로 없다. 제물 삼으려는 상위권 팀의 의도에 반해 하위권 팀도 물러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올 시즌 내내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한화의 한 베테랑 투수는 “우리 팀의 경우 아직도 결과는 썩 좋지 않지만 최소한 무기력하게 지고 있지는 않다. 밖에서 볼 때는 ‘쟤네는 맨날 똑같다’고 볼 수 있겠지만 예전보다 접전이 늘었다”면서 현재 팀의 상태를 설명한 이후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는 법’을 알았다는 확신도 든다. 조금씩 우리보다 위의 팀들을 잡기 시작하고 이기는 경기를 치르다보면 우리도 무시할 수 없는 팀이 될 것”이라며 후반기 반등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 한화는 후반기 시즌 승률(0.320)보다 높은 성적인 6승 1무 7패(0.462)로 ‘고춧가루 부대’의 저력을 보이고 있다.

비단 한화만이 아니다. 전반기 종료 시점 1~5위 상위권과 6~10위 하위권의 두 그룹으로 극명하게 나뉘며 상반된 분위기였던 판도가 서서히 변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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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어느 팀이 상대성의 마법을 차지하고 최후에 웃게 될까. 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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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 아니라 상위권과 하위권내에서도 각 팀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후반기 8승 5패의 성적으로 2위 싸움에 뛰어든 현재 4위 kt 위즈, 7승 5패의 성적으로 가을야구 불씨를 살려 ‘미라클’을 재현하려는 두산 베어스, 후반기 8승 1무 4패로 순위를 7위까지 끌어올린 NC 다이노스 등은 순위 판도를 뒤흔들 강력한 후보다.

과연 어느 팀이 ‘상대성’의 주인으로 최종 승자가 돼 마지막에 웃게 될까. 숨 가쁘게 달려온 KBO리그에 이제 새로운 막이 열린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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