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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무책임 경고 속 “외교”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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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4일(현지시간) 중국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군사적 위협을 고조시킨 데 대해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규탄했다. 다만 미국은 “중국이 무엇을 선택하든 대응할 대비가 돼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예정됐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연기하는 등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중국의 고강도 무력시위에 맞대응을 피하면서 사태가 악화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대만해협 안팎에서 도발적 군사 활동을 증대하는 명분으로 사용하며 과잉 대응하고 있다”면서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이 전날 대만 인근 해역으로 11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장거리 포사격을 하는 등 군사적으로 위협한 데 대한 비판이다.

커비 조정관은 중국의 군사적 도발을 예상했고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면서 “미국은 중국이 무엇을 선택하든 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커비 조정관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오늘 이 지역에서 로널드 레이건호 및 항모 강습단에 머무르면서 상황 모니터를 지시했다”면서 “레이건호는 당초 예정보다 해당 지역에 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겠다는 것이다.

커비 조정관은 모든 대비에 군사적 대응도 포함되는지 묻자 “단지 군에 대한 것만은 아니다”라면서 경제·외교적 수단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긴장 완화를 원하며 외교를 통한 최선의 방법이 있다면 완전히 지지할 것”이라며 “중국이 대만해협 안팎에서 진행하는 매우 공격적인 군사훈련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한다면 긴장은 쉽게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캄보디아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부 장관과 만나 “미국은 양안관계의 현상 변경을 원하지 않으며 하나의 중국 정책도 변하지 않았다”면서 “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정부의 모든 수준에서 중국 카운터파트들과 접촉해 왔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예정됐던 ICBM ‘미니트맨-3’의 시험발사를 연기했다.

익명의 정부 당국자는 “오스틴 장관이 신중한 조치의 일환으로 예정됐던 시험발사를 연기할 것을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미 공군은 당초 이날 저녁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시험발사를 할 계획이었지만 차후 일정을 정하지 않고 연기했다는 것이다.

다른 당국자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오랫동안 계획한 시험발사였지만 대만 주변에서 중국 행동을 고려해 오해 여지를 없애기 위해 연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 3월에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미니트맨-3 시험발사를 한 차례 연기한 적이 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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