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원전에 폭발물·반도체공장 피습”... 한미 훈련, 실전처럼 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달말 ‘을지 자유의 방패’ 실시

국방부, 국회 국방위서 세부계획 이례적 공개

이달 말 실시될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에서 원전(原電) 급조폭발물(IED) 발견, 반도체 공장 화재 진압 등 유사시 국가총력전 수행에 대비한 훈련들이 대거 실시된다. 국가총력전은 국가의 가용한 모든 자원과 수단을 총동원해 싸우는 것으로,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쟁 양상이다. 또 이번 연습에선 북한 공격에 대한 격퇴는 물론 반격 작전까지 실시된다며 국방부가 1일 극히 이례적으로 세부 계획을 공개했다.

조선일보

지난달 강원도 인제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에서 한미연합사단 순환배치여단(미 1기갑여단)과 KCTC 연합훈련 장면.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국방현안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이번 연합연습에선 정부연습과 군사연습을 통합해 국가총력전 수행 능력을 키우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선 우크라이나 전쟁 등 최근 국제 분쟁 양상과 국가 기간시설 위협 등을 고려한 실전적 시나리오를 마련해 훈련을 실시키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원전 급조폭발물 발견, 반도체공장 화재, 은행 전산망 마비 등이 시나리오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또 공항 테러 대응, 민간·군 시설 드론 공격 대응, 지하철역 등 다중 이용 시설 피해 복구 등에 대한 훈련도 실시키로 했다.

이들 훈련 중 일부는 과거에도 공개 또는 비공개로 실시한 적이 있지만 일부는 처음 실시한다. 여기엔 최근 장기전 양상을 보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 사이버전을 비롯한 비대칭 위협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우크라이나가 현저한 군사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지도자와 국민들의 항전 의지, SNS 여론전·심리전 등을 활용한 하이브리드전 등에서 강세를 보임에 따라 러시아군이 예상 외로 고전하는 상황이다. 정부 소식통은 “앞으로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발하면 우크라이나에서의 국가총력전과 하이브리드전 양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해 이 같은 훈련을 실시키로 했다”고 말했다.

원전은 유사시 북한의 제1 타격 목표로 특수부대가 점령을 시도할 가능성 등이 우려돼 왔다. 반도체 공장은 문제가 생기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공급망에 끼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에 북한이나 테러 집단의 주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의 안전에 대해선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사활을 건 바이든 행정부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 무인기 등 북한 드론 위협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018년 12월 영국 개트윅 공항 반경 1㎞ 상공에서 축구공 크기 드론이 발견돼 공항을 전면 폐쇄, 700편 이상의 항공기 운항이 36시간 동안 차질을 빚고 승객 12만명의 발이 묶였던 사건은 드론 위협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조선일보

이재명 ‘국방위 데뷔’… 이종섭 국방장관과 악수 -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 회의에 참석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 참석 기관장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지난 6·1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이 된 이 의원이 상임위에 출석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방부는 이날 업무 보고를 통해 오는 22일부터 시작될 연합연습이 위기관리연습(4일), 1부 연습(5일), 2부 연습(4일) 등 총 3단계로 구분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기관리연습에서는 북한 도발 시 초기 대응과 한미 공동위기관리를 연습한다. 이어지는 1부 연습에서는 전시 체제로의 전환과 북한 공격 격퇴 및 수도권 방어를 연습한다. 이 과정에서 범정부 차원의 국가 총력전 수행 절차 연습도 병행된다. 2부 연습에서는 수도권 안전 확보를 위한 역공격과 함께 반격 작전 연습에 나선다. 국방부가 이날 밝힌 ‘북한 공격 격퇴’ ‘반격작전’ 등의 훈련 용어는 문재인 정부 국방부에선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던 말이다.

군은 또 연합 과학화 전투훈련, 연합 공격헬기 사격훈련, 연합 해상 초계작전 훈련 등 11개의 제대·기능별 연합 야외기동훈련(대대급)도 집중적으로 실시키로 했다. 이와 함께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해 한국군 4성 장군 지휘하에 미래연합사령부 완전운용능력(FOC) 평가도 병행한다. FOC 평가는 미래연합사 연합임무 필수과제목록(CMETL) 73개 중 49개를 평가하게 되며, 한미 연합평가팀 60여 명이 공동으로 평가 결과를 도출하게 된다. 군 소식통은 “전작권 전환은 문재인 정부처럼 무리하게 추진하지는 않되 차근차근 우리가 보완해야 할 것들을 철저히 점검하며 신중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