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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연예인 갑질 폭로

'갑질' 주홍글씨 새겨진 '아이린'…불편러가 만들어 낸 억지 논란 [TEN스타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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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빈의 조짐≫

레드벨벳 아이린, 사진 한 장이 낳은 루머
익명성 글 더해져 커진 '또 갑질' 논란


[텐아시아=우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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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신선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주홍글씨가 새겨진 사람에게 비슷한 낙인을 찍는 건 어렵지 않다. 미운털이 박혀있는 연예인이라면 비난은 더욱 쉬워진다. 목격담이라는 제목에 그럴싸한 사진과 글이 붙으면 사실을 따져볼 겨를도 없이 비난이 쏟아진다.

그룹 레드벨벳의 아이린이 공항 카트를 끌고 있지 않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또 갑질한 아이돌'이 됐다. 사진 속 등장인물은 아이린을 포함한 세 명. 아이린과 스태프 1명은 두 손 가볍게, 또 다른 스태프가 카트를 대표해 캐리어가 실린 카트를 끌고 있다.

사진을 첨부하며 덧붙인 글은 이러했다. 아이린이 '찐친 스태프'와 휴가를 떠나는 리얼리티 예능을 찍었는데, 실제로는 의아하다는 것. 글쓴이는 "'찐친'끼리 간 거라면서 짐은 다 스태프들이 끌고 다니고 있다. 누가 찐친이랑 휴가 가서 친구보고 짐을 다 들라고 시키나. 정말 괘씸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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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공항 카트를 끌지 않으면 괘씸한 일이 되는 건가. 그렇다면 다른 스태프 한 명도 동료에게 갑질을 한 게 되는 걸까. 아이린이 스태프에게 짐을 다 들라고 시켰다는 사실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관계와 사실에는 맥락이 존재한다. 찰나의 순간이 포착된 사진이 모든 것을 증명하지 않는다. 사진은 사진일 뿐 관계와 맥락을 뒷받침할 근거가 되지 않는다.

아이린은 2020년 갑질로 한차례 논란이 됐다. 그러니 사진 한 장만으로 갑질 프레임을 씌우는 건 어렵지 않을 터다. 공분을 일으킨 사건에다 여론도 좋지 않으니 동조하는 자도 많을테니.

2년 전 에디터 겸 스타일리스트가 아이린의 행동으로 상처를 받았다는 글을 SNS에 폭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아이린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저질렀는지 밝혀지진 않았지만 폭로자가 "'을'의 위치에서 한 사람에게 철저하게 밟히고 당하는 경험을 했다"는 글을 적으면서 폭언 등 갑질을 예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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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은 당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폭로한 스타일리스트를 찾아가 사과했고, 해당 스타일리스트의 팀원 2명을 직접 만나 고개숙였다. 폭로자의 요구대로 공식 사과문도 게재했다.

아이린은 "저의 어리석은 태도와 경솔한 언행으로 스타일리스트 분께 마음의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더욱 신중히 생각하고 행동하겠습니다"라고 사과했다.

SM 역시 "당사 역시 이번 일에 책임을 통감하며, 당사 및 소속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는 모든 관계자 및 스태프분들의 노고를 잊지 않고, 앞으로 함께 하는 모든 분께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회사 차원의 재발 방지도 약속했다.

아이린에게는 '갑질'이라는 낙인이 찍혀있다. 레드벨벳으로 컴백했을 때도 음악방송 외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지 않고 대중에게서 최대한 떨어져 조용히 활동했던 아이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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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글과 사진 한 장은 다시 과거를 끌어올렸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꼴이다. 무리 중 카트를 끈 사람이 아이린이 아닐 뿐인데 그게 갑질이 됐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글은 양날의 검이다. '작성자'라는 공통된 신분 뒤에 숨어 차마 밝히지 못했던 사실을 폭로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익명성을 악용하는 사례도 많다.

이번 사건은 억지 논란이다. 주홍 글씨가 새겨진 아이린, 사진과 사실확인이 되지 않은 목격담과 괘씸하다는 코멘트에 동조한 불편러들이 만들어 낸 논란에 가깝다. 사실확인 없이 논란을 일으키기 위한 행동은 정당화되기 어렵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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