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만화와 웹툰

웹툰 ‘우영우’에 쏟아진 혹평… 진땀 빼는 드라마 원작 웹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동명 인기 드라마, 웹툰 변신에

“캐릭터 제대로 구현 안 돼” 비판

차별화된 만화적 매력 고민해야

조선일보

/에이스토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드라마 대사 그대로 똑같이 그린 건데 이렇게 부족할 수가….”

절정의 인기를 달리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동명 웹툰으로 재탄생해 지난 27일 밤 처음 공개됐지만 반응은 혹평에 가깝다. 연재 하루 만에 댓글 5000개를 넘기며 화제성을 입증했으나, 베스트 댓글 중에는 “역동적인 표현이 안 돼 몰입도가 떨어진다” “웹툰의 한계인가” 같은 실망감이 역력하다. 웹툰 덕에 배우가 드라마에서 얼마나 연기를 잘했는지 알게 됐다는 칭찬 아닌 칭찬도 다수다. 잇따른 영상화로 대박 행진을 터뜨리며 콘텐츠 효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한 웹툰이 역풍을 맞닥뜨린 모양새다.

가장 큰 불평은 주인공 특유의 억양이 텍스트로는 구현이 안 된다는 점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천재 변호사(배우 박은빈)의 말투가 이미 드라마를 통해 독자에게 주입 완료된 상태에서, 말풍선 대사만으로는 심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총 60화 분량의 이 웹툰 제작은 원작 드라마 제작사(에이스토리)가 진행했다. 그러나 스핀오프(spin-off·이야기 파생) 등의 각색 없이 1화부터 드라마의 충실한 재연에 그치면서 “굳이 웹툰으로 만든 이유가 뭐냐”는 원성도 나왔다. 제작진은 추후 드라마에서 볼 수 없던 추가 에피소드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조선일보

웹툰으로 제작된 '굿닥터' 1화의 한 장면. /바이포엠스튜디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간 ‘웹툰 기반 드라마’가 흥행 공식처럼 여겨졌지만, 미디어 믹스가 활발해지면서 이 반대 방향도 확산 추세다. 더 적은 비용으로 제작 및 수출이 용이하고, 기존 드라마 시청층을 신규 독자로 유입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홍천기’ ‘연애의 발견’ ‘쌈 마이웨이’ 등이 웹툰으로 변신했고, 1999년 방영돼 시청률 50%를 넘긴 MBC 사극 ‘허준’ 역시 웹툰화를 확정지었다. 제작 발표가 잇따르면서, 원작 드라마와 차별화된 웹툰 기획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천재 자폐인’을 소재로 삼은 또 다른 인기 드라마 KBS ‘굿닥터’도 지난 5월 동명 웹툰으로 옮겨져 연재를 시작했다. 향수를 자극하는 수채화풍 그림과 잔잔한 연출이 호평받고는 있으나 이 역시 “주인공의 서번트 증후군 느낌이 잘 안 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드라마는 2013년 방영 당시 시청률 20%를 넘기고 미국·일본에도 수출됐지만, 웹툰은 댓글이 100개가 채 안 달리며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모양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3D가 구현하기 힘든 초현실성을 자유자재로 보여주는 웹툰만의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며 “모범 사례를 위한 노력보다 대세 콘텐츠의 섣부른 활용에만 집착하다보면 원소스멀티유즈의 가능성을 망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상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