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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위구르 무장단체, 탈레반 치하 아프간서 건재…中에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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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 작년 10월 IS-K와 연계해 아프간 이슬람 사원 자폭 테러도

中, 탈레반에 '위구르 문제 손 떼라' 지시했지만…탈레반, 대중국 카드로 남겨두는 면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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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북동부 쿤드즈주 한 시아파 모스크에서 2021년 10월 8일(현지시간) 자폭 테러가 일어난 가운데, 현장에서 시신이 수습되는 모습. 당시 테러 배후를 자처한 이슬람국가 호라산(IS-K)는 테러 실행 주체가 위구르 무슬림이라고 밝혔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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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중국 신장 자치구 위구르족의 강경 독립노선 무장단체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이 탈레반 치하 아프가니스탄에서 거점을 재건하는 등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고 2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은 ETIM을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탈레반이 같은 이슬람 정체성을 바탕으로 뭉쳐 위구르족 독립을 돕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탈레반에 경제적 지원 등을 해왔다. 그럼에도 탈레반이 ETIM을 물밑에서 도와 중국과의 관계에서 일종의 '협상 카드'로 남겨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역내 탈레반 영향력을 견제하고 싶어하는 이슬람국가 호라산(IS-K)도 ETIM과 연계를 강화하고 있는데, 이들이 테러를 벌일 경우 탈레반이 모두 단속하긴 어려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알카에다와 제휴한 ETIM이 현재는 저자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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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인들이 2021년 12월 25일(현지시간) 칸다하르의 아이다에서 기우제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탈레반군(왼쪽)이 경계를 서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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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신장 서부 지역에서 테러 등을 일삼아온 위구르족 분리주의 독립세력 강경 노선인 ETIM이 아프가니스탄에 남아 거점 일부를 재건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5일 발표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터키 이슬람당(TIP)으로도 알려진 ETIM은 파키스탄 탈레반(TTP), 알카에다와 연계된 급진단체 '자마트 안살루야'와 관계를 지속하고 있으며, 중국의 이익에 반하는 테러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

보고서는 ETIM이 아프간 북동부 바다흐샨에 여러 거점을 재건하고, 테러 활동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작전 지역을 확장하고 무기를 은밀히 구매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평가는 탈레반이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을 탈환하고 지역 테러단체들을 단속하겠다고 공언한지 약 1년 만에 나온 것이다. 지역 테러단체 단속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나오기 전 평화협상에서 탈레반에 당부한 사항이기도 했다. 당시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이 테러단체의 거점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 테러단체 중 중국은 특히 ETIM 단속을 당부하며 그 대가로 탈레반 지도부에 대한 지지와 경제적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년 7월 탈레반이 아프간 진격을 강화하기 직전 중국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탈레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간 공식 접촉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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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021년 7월 28일 탈레반의 2인자로 알려진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톈진에서 회담을 갖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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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IM은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에 근거지를 두고 알카에다, 파키스탄 탈레반 등 다수의 무슬림 무장단체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탈레반의 가장 가까운 동맹 중 하나라는 분석도 있다.

영국 싱크탱크 반테러이슬람신학(ITCT) 남아시타 테러 담당국장 파란 제프리는 "ETIM이 아프가니스탄에 약 1000명의 전사를 두고 있다"며 "탈레반은 중국 정부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ETIM 추방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과 중국은 와칸회랑을 따라 74km의 국경을 접하고 있다. 와칸 회랑은 아프간 북동부 바다흐샨 지방에서 중국 신장까지 이어지는 약 350km 지대인데, 척박한 지형으로 사람이 살기 힘들고 접근이 어렵다.

제프리 국장은 "탈레반은 ETIM이 중국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설득할 만큼 충분히 강력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탈레반이 ETIM을 대중국 '카드'로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ETIM은 현지 무장단체 지도부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ETIM은 현재 알카에다와 마찬가지로 저자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웃 국가인 중국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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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실선 부분이 와칸회랑.


중국에 위협이 되는 인근 테러단체는 또 있다.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분파 IS호라산(IS-K)이 최근 들어 위구르인을 대원으로 영입하고 있어 중국이 IS호라산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고 제프리 국장은 짚었다.

유엔 보고서에도 ETIM 소속 위구르 전사 50명이 IS호라산에 편입됐다는 내용이 나온다. IS호라산은 대원들에게 높은 급여를 제공하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이들의 세력이 점점 강해질 경우 탈레반이 테러를 저지하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제프리 국장은 "위구르 무장세력이 아프가니스탄을 거점으로 중국을 공격하려 할 때 탈레반이 이를 저지한다면 많은 위구르 무장세력은 이를 배신으로 느낄 수 있다"며 "이 경우 위구르 무장세력이 더 많이 IS호라산으로 편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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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외곽에서 발생한 IS 소행의 연쇄 자살폭탄 테러로 발생한 부상자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모습. 당시 테러 실행 주체는 IS 아프간 지부격인 IS호라산으로 알려졌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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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호라산은 IS의 아프간 지부격인 무장단체다. 탈레반, 알카에다와 같은 수니파지만, 탈레반은 IS나 알카에다에 비해 덜 급진적인 편에 속한다.

IS호라산은 지난해 10월 아프가니스탄 북동부 쿤드즈주 시아파 모스크에서 자살 폭탄을 감행한 뒤, 해당 테러를 직접 실행한 주체가 위구르 무슬림이라고 선전한 바 있다. 당시 테러로 50명 안팎이 사망하고 140여 명이 부상하면서 미국의 아프간 철군 이후 최대 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제프리 국장은 이 테러 사건이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암시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IS호라산은 위구르 무장세력을 모집해 탈레반과 중국과의 관계에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탈레반과 중국에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위구르인은 중국 신장 자치구에 모여 사는 무슬림 소수 민족으로, 오랜 기간 독립을 요구하며 핍박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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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을 주장해온 중국 신장 자치구 소수민족 위구르인들이 정부에 항의 시위를 벌이는 모습.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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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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