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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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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안구단] 미국 주도 첫 IPEF 장관회의…'룰 메이커' 되겠다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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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온라인 기사 [외안구단]에서는 외교와 안보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알찬 취재력을 발휘해 '뉴스의 맥(脈)'을 짚어드립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새 경제협력체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IPEF가 오늘(26일)부터 이틀간 장관급 회의를 갖습니다. 출범하고 처음인데요. 두 달 전 IPEF가 출범할 당시 우리나라를 포함해 13개 나라가 참여했고, 이후 피지가 추가로 가입했습니다. 이렇게 우선 함께하기로 한 14개 나라가 이번 회의에서 어느 정도로 얘기를 좁힐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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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EF 출범을 공식화하기 직전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경기도 평택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웨이퍼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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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상 협정 아니라지만…"무역 분야, 구속성에 대비"

IPEF가 협력하기로 한 분야는 크게 4가지입니다. 글로벌 무역, 공급망, 인프라와 탈탄소, 탈세와 부패 방지, 이렇게 4개 필러인데요. 나라마다 원하는 대로 참여할 수 있게 아직은 필러가 다 열려 있습니다. IPEF 회의에 참석하는 외교부 당국자는 어제(25일) "우리는 일단 모든 필러에 적극 참여한다"면서도 "첫 필러(무역)가 구속성이 강한 수준으로 앞으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특히 집중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한국을 빼고는 다 CPTPP에 가입된 나라들이라 그 부분이 우리로서는 제일 도전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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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서 아세안의 IPEF 참여를 독려했었다. 개도국들은 IPEF 참여 대가로 관세 인하 같은 인센티브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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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EF는 엄밀히 통상 협정은 아닙니다. 그러나 무역 분야에서만큼은 배타성을 띌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IPEF에 참여하는 나라 대부분이 아세안 국가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는 물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도 들어 있습니다. 일부 개도국들은 IPEF에 참여하는 대가로 관세 인하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관세 인하는 미국 정치 상황상 쉽지 않은 것 같다"면서 "개도국들이 원하는 관세 인하가 안 된다면 인센티브 차원에서 뭘 줄 수 있을지가 주요 과제"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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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공급망 협력을 할 IPEF를 만들었고,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과는 따로 반도체 공급망 대화도 추진 중이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사진=삼성전자〉






■ '룰 테이커' 말고 '룰 메이커' 되겠다…우리 셈법은

무역 말고 다른 세 가지 필러의 경우, 현실적으로 APEC과 비슷한 성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필러에서는 APEC처럼 역내 협력을 증진하고 투자를 촉진하는 규범을 만드는 쪽으로 간다는 것이 외교부 설명입니다. 이 가운데 "두 번째 필러(공급망)에서 공급망 교란이 있을 때 조기경보 시스템으로 대응하는 것과 우리가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자원이나 핵심 광물의 협력을 만들 수 있을지가 우리의 관심 사항"이라고 이 당국자는 말했습니다. IPEF가 제2의 요소수 사태를 막을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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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미국 주도의 일련의 공급망 협력 움직임에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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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IPEF가 "특정 국가를 배척하거나 겨냥하는 것은 아니"라고 누누이 강조해 왔습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중국이 새롭게 형성되는 인도·태평양의 질서와 규범을 존중해 가면서 책임 있는 국가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라고 했었습니다. 그래도 중국의 거부감은 별개입니다. 공급망을 놓고 최근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앞서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세계 경제가 깊이 융합된 상황에서 흐름을 거스르는 것으로,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며 압박했습니다. '규칙을 따르는 룰 테이커(rule taker)가 아니라 규칙을 세워가는 룰 메이커(rule maker)가 되려고 초기에 IPEF에 참여한다'던 정부 말대로 우리 실익을 반영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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